한화 후배들의 존경받았던 정근우, LG맨으로 첫 대전 원정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0.05.26 14: 02

“행복했고, 영광이었습니다”.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에서 정근우(38)가 LG의 지명을 받아 팀을 떠나자 많은 한화 후배들이 아쉬워했다. 특히 키스톤 콤비를 이뤘던 하주석은 “마음이 찡하다. 야구도, 인생도 많은 가르침을 주셨던 나의 멘토. 대한민국 최고의 2루수와 호흡을 맞출 수 있어 행복했고, 영광이었다. 감사하고 사랑한다”는 SNS 글을 남기기도 했다. 
많은 후배 선수들이 정근우에게 전화를 걸어 고마움과 존경을 나타냈다. 당시 정근우는 “하루종일 후배들에게 전화가 많이 왔다. 오히려 내가 후배들에게 더 고마웠다”며 “6년간 한화에서 뛰며 감사한 기억이 많다. 큰 부상 없이 나름대로 열심히, 후회 없이 했다. 팬들께서도 그걸 알아봐주신 것 같아 아쉬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017년 한화에서 키스톤 콤비를 이룬 정근우(왼쪽)와 하주석 /dreamer@osen.co.kr

그렇게 아쉬움 속에 헤어진 전 소속팀 한화를 이제는 적으로 만난다. 정근우가 속한 LG는 26일부터 대전에서 한화를 상대로 원정 3연전을 갖는다. 정근우의 LG 이적 이후 첫 한화전이자 대전 원정 방문. 무관중 경기로 치러지고 있어 대전 팬들과 재회는 다음 기회로 미뤄졌지만 전 소속팀과 첫 대결이라는 점에서 시선을 모으고 있다. 
정근우는 지난 2013년 11월 한화와 4년 총액 70억원 대형 FA 계약을 터뜨리며 인연을 맺었다. 2018년 1월 한화와 2+1년 총액 35억원에 FA 재계약을 하기도 했다. 한화에서 2014~2019년 6시즌 통산 684경기를 뛰며 타율 3할7리 783안타 61홈런 331타점 484득점 95도루 출루율 .383 장타율 .444 OPS .827로 꾸준하게 활약했다. 
9회말 1사 3루 LG 정근우가 끝내기 안타를 날린뒤 환호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그러나 2018년 2루 수비에서 불안감을 보이며 2군에 다녀왔고, 그 사이 신예 정은원이 주전 자리를 꿰찼다. 1군 복귀 후 정근우는 좌익수를 거쳐 1루수로 고정됐다. 2019년에는 중견수로 새로운 도전에 나섰지만 적응이 쉽지 않았다. 타격은 건재했으나 수비에서 쓰임새가 애매했고, 많은 나이로 인해 한화의 40인 보호선수명단에서 빠졌다. 
LG는 2차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14순위로 정근우를 지명했다. 류중일 LG 감독은 정근우를 원래 포지션인 2루로 복귀시켰고, 스프링캠프 때부터 기존 2루수 정주현과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5일까지 정근우가 10경기, 정주현이 7경기를 2루수로 선발출장했다. 
정근우는 실책 3개로 전성기 같은 수비력은 아니다. 15경기 40타수 8안타 타율 2할로 아직 타격감도 올라오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14일 잠실 SK전에서 끝내기 안타를 쳤고, 최근 3경기에서 10타수 4안타 2타점으로 회복세에 있다. 볼넷(6개)보다 많은 삼진(4개)에서 나타나듯 선구안은 살아있다. 도루 3개로 발도 죽지 않았다. 특유의 악바리 근성으로 LG의 2위 상승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6회말 2사 1루 상황 LG 오지환 타석 때 주자 정근우가 2루 도루를 시도해 세이프됐다. 이 때 심판진은 아웃 판정을 내렸고 정근우가 세이프라며 비디오 판독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결국 LG측의 비디오 판독 요청으로 세이프 판정으로 정정. / dreamer@osen.co.kr
한화는 정근우가 빠졌지만 정은원이 변함없이 2루 자리를 든든히 지키고 있다. 다만 전체적으로 팀 타선이 하락세다. 최근 2연패, 시즌 8위로 떨어진 상황에서 만나게 된 정근우는 부담스러운 존재. ‘LG맨’ 정근우의 첫 대전 원정이 어떤 그림을 만들지 주목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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