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매리너스가 4년 전 함께한 이대호(38·롯데)와 추억을 떠올렸다.
미국 ‘디 애슬레틱’은 26일(이하 한국시간) 이대호를 추억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지난 2016년 시애틀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서 한 시즌을 뛴 이대호에 대해 매체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주 좋았다. 괴물 같은 홈런과 퓨젯사운드(시애틀에 위치한 긴 만) 만큼 넓은 미소가 있었다’며 그의 매력을 떠올렸다.
그해 2월 이대호와 마이너리그 스플릿 계약을 진행한 제리 디포토 시애틀 단장은 “전성기 때 (빅리그에) 왔었더라면 어떻게 했을지, 보는 재미가 있었을 것이다”며 늦은 나이에 온 것을 아쉬워한 뒤 “이대호는 짧은 시간 이곳에 있었지만 주변의 모든 사람들을 팬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1982년생 이대호는 만 34세의 나이에 빅리그 데뷔 꿈을 이뤘다. 그해 104경기에서 타율 2할5푼3리 74안타 14홈런 49타점 OPS .740을 기록했다. 끝내기 홈런을 비롯해 인상적인 장면을 몇 차례 연출하며 현지 팬들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홈경기에서 이대호가 등장할 때마다 시애틀 팬들은 “대~호”라고 연호하기도 했다.

팬들뿐만 아니라 1년간 동고동락한 선수들도 이대호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그해 시애틀에는 이대호 포함 총 8개국 출신 선수들이 뛰었다. 디포토 단장은 “역사상 문화적으로 가장 다양한 팀이었을지 모른다. 그 팀에서 이대호는 동료들은 손쉽게 한 데 모으는 영리한 방법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매체는 ‘언어 장벽에도 불구하고 이대호는 전염성 강한 재미있는 성격으로 시애틀 클럽하우스의 인기 캐릭터가 됐다. 시즌 중반에는 팀 동료들과 스태프들에게 맞춤형 선글라스를 선물하기도 했다’며 이대호의 남다른 친화력을 설명했다.
당시 투수였던 마이크 몽고메리(캔자스시티)는 “이대호는 정말 웃겼다. 카드 게임에서 이기면 비행기 안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었다. 우리 모두 그를 응원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투수 웨이드 르블랑(시애틀)도 “이대호는 항상 행복했던 기억이 난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것을 즐겼고, 팀 동료들과 항상 농담을 주고받았다. 최고의 팀 동료였다”고 기억했다.

한편 디포토 단장은 이대호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체중과 관련한 비하인드 스토리도 들려줬다. 디포토 단장은 “이대호는 1년 내내 클럽하우스에서 콘으로 된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아이스크림) 당이 그의 에너지를 높게 유지하게 만든 것 같다. 시즌이 갈수록 몇 파운드씩 체중이 증가한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