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만 잘해라" 류중일 격려, 오지환은 장타력까지 터졌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0.05.28 05: 22

“수비만 잘하라 그래”. 
LG 류중일 감독이 27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코치들과 식사 도중 한 말이다. 유격수 오지환(30)을 두고 한 소리였다. 류중일 감독은 “방망이 신경 쓰지 말고, 스트레스 받지 말라고 코치한테 농담 비슷하게 말했다”며 자신의 경험을 떠올렸다. 
지난 1987년 삼성에서 프로 데뷔한 류 감독도 KBO리그를 대표하는 특급 유격수 출신. 하지만 그도 타격 슬럼프는 피해갈 수 없었다. 데뷔 첫 해 방망이가 안 맞아 고민에 빠졌을 때 당시 삼성 코치였던 천보성 전 LG 감독의 한마디가 “수비만 잘해”였다. 

LG 오지환이 솔로포를 날리고 있다./ksl0919@osen.co.kr

류 감독은 “(오지환이) 마음을 내려놓으면 방망이가 맞기 시작할 것이다. 안달나면 더 안 된다. 부담 없이 하면 안타가 조금씩 생산되지 않을까 싶다. 잘할 것이다”고 믿음을 보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오지환은 57타수 7안타, 타율 1할7푼5리에 머물러 있었다. 
류 감독의 말을 전해들었는지 오지환은 이날 경기에서 연타석 홈런을 가동하며 시즌 첫 3안타를 몰아쳤다. 2회 첫 타석 좌전 안타를 시작으로 4회 좌월 투런포, 5회 중월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개인 3번째 연타석 홈런 포함 3안타 3타점 맹타. 류중일 감독은 “그동안 타격이 아쉬웠던 오지환이 좋은 타구를 만들어 고무적이다”며 반색했다. 
오지환은 “오랜만에 멀티 홈런으로 팀 연승에 도움이 된 것 같아 기쁘다. 연타석 홈런은 의식하지 않았지만 유리한 카운트에서 적극적으로 타격하려 했고, 좋은 결과가 나왔다.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는 데 도움이 되도록 매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타격 부진에도 불구하고 오지환은 라인업에 빠질 수 없었다. 든든한 유격수 수비로 LG 투수들을 든든하게 뒷받침했다. 수비 범위를 측정하는 레인지 팩터가 5.19로 삼성 이학주(5.42)에 이어 유격수 부문 2위. 강한 어깨, 부드러운 송구까지 흠 잡을 데 없다. 
동료 투수 타일러 윌슨은 “오지환은 내가 생각하는 KBO 최고 수비수다. 수비로 경기를 바꿀 수 있는 선수”라며 “어떻게 준비하고 대처해야 할지 머릿속으로 계획하고 움직인다. 좋은 동료인 오지환이 뒤에 있어 나도 편안하게 던질 수 있다”고 고마워했다. 
LG 오지환 /cej@osen.co.kr
이제는 타격 침묵도 깼다. 타격 부활을 알린 오지환이 공수에서 2위 LG의 중심으로 떠오를 기세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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