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작품" vs "창작행위"…조영남, '그림 대작 논란' 첨예한 의견 대립 [종합]
OSEN 장우영 기자
발행 2020.05.28 19: 49

가수 조영남의 그림 대작 논란을 둔 입장 차이가 여전히 팽팽하게 이어졌다.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법정에서 열린 조영남의 ‘그림 대작’ 사건 공개 변론에서 검찰과 조영남 측은 팽팽하게 맞섰다.
검찰 측은 그림의 상당 부분을 조수가 완성한 사실을 구매자에게 미리 알리지 않은 것은 ‘사기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고, 조영남 측은 조수의 도움을 받아 그림을 완성하는 것은 이미 미술계에 널리 알려진 관행이기에 적극적으로 고지할 의무는 없다고 맞섰다.

조영남은 2011년 9월부터 2015년 1월까지, 화가 송모 씨 등이 그린 그림에 가벼운 덧칠 작업만 한 작품 21점을 17명에게 팔아 1억 5300여 만 원을 챙긴 혐의(사기)로 불구속 기소됐다.
1심에서는 조영남이 구매자들을 속인 행위로 보고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에서는 이를 뒤집어 무죄를 선고했다.
이날 열린 공개 변론의 주요 쟁점은 미술 작품 제작에 제3자가 참여한 경우 이를 작품 구매자에게 알릴 의무가 있느냐는 점이었다.
검찰 측은 “이들 작품에서 조영남이 한 작업은 알파벳 글자 길이 연장, 서명 수정, 배경 덧칠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며 이런 사실을 판매자에게 알리지 않고 고가에 판매해 판매자들을 속였다고 주장했다.
조영남 측은 “조수의 도움을 받아 그림을 완성하는 건 미술계에 이미 흔한 일이며, 일반적으로 작품을 거래할 때 적극적으로 고지할 사항이 아니다”라며 “방송 등에 출연해 조수와 함께 작업하는 공간을 공개한 점으로 봤을 때 고의로 숨긴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검찰과 조영남 측은 미술 작품의 개념에 대한 판단에서도 팽팽히 맞선다. 먼저 검찰 측은 “미술 작품을 평가할 때 화가의 숙련도, 색 배합, 표현 방식, 작가가 직접 그렸는지 여부 등이 매우 중요하다”며 대작 그림은 조영남의 작품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영남 측은 “20세기 초반부터 이미 붓 터치는 회화의 본질이 아니다”라며 “화투 그림은 팝아트 계열의 개념 미술에 해당한다. 직접 그렸는지 여부보다 참신한 아이디어나 개념이 미술 작품 평가에 더 중요하다”는 취지로 맞섰다.
한편, 대법원은 추후 판결 선고일을 공지할 예정이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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