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 삼성의 대체 선발 카드가 연이어 적중하며 시즌 첫 3연승을 질주했다.
삼성은 백정현과 벤 라이블리가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선발 로테이션에 큰 공백이 생겼다. 허삼영 감독은 "야수들의 공백은 대체할 수 있지만 선발 투수 두 명이 빠진 자리를 메우는 것은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삼성은 28일 사직 롯데전과 29일 대구 NC전에 대체 선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삼성이 꺼낸 첫 번째 카드는 허윤동. 소형준(KT)과 함께 유신고의 원투 펀치로 활약했던 허윤동은 올해 삼성의 새 식구가 됐다. 퓨처스리그 3경기에 등판해 2승을 거두는 등 평균 자책점 0.75의 짠물 투구를 선보였다.
허윤동은 오치아이 에이지 감독, 권오원 투수 코치 등 퓨처스 코칭스태프의 추천으로 28일 경기에서 첫선을 보였다. 선발 마운드에 오른 그는 5이닝 4피안타 5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첫승을 신고했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투수라는 게 믿어지지 않을 만큼 훌륭한 투구를 보여줬다.
삼성은 6회부터 노성호, 최지광, 이승현, 우규민 등 계투진을 가동해 승기를 지켰다. 삼성은 롯데를 3-1로 꺾고 주중 3연전을 2승 1패로 마감했다.
허윤동의 데뷔 첫 등판을 앞두고 "4~5이닝만 끌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던 허삼영 감독은 경기 후 "허윤동이 신인답지 않게 위기 상황을 극복하며 잘 던졌다. 좋은 투구 자세와 좋은 공을 던지는 만큼 더 성장하리라 믿는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29일 경기에 선발 출격한 김대우도 5이닝 6피안타(1피홈런) 3실점으로 비교적 잘 던졌다. 6회까지 무득점에 그쳤던 삼성은 7회 3-4 한 점차 턱밑 추격했고 9회 박승규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5-4 짜릿한 역전승을 연출했다.
김대우가 선발 투수로서 제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면 역전승은 불가능했을 터. 더욱이 대체 선발 카드를 활용해 에이스 드류 루친스키를 내세운 NC를 물리쳤으니 1승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다.
선발진의 연쇄 부상에 골머리를 앓았던 삼성은 대체 선발 카드를 내세워 큰 재미를 봤다. 복잡하게 얽혀있던 실타래가 드디어 풀리기 시작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