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만들어주셨다".
KIA 타이거즈 좌완 양현종(32)이 통산 153승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지난 3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광주경기에서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고 시즌 4승을 따냈다. 개인 통산 140승을 달성했다. 역대 5번째 대기록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스승 이강철 KT 위즈 감독의 승수에 도전 의사를 보였다.
이강철 감독은 타이거즈에서 150승, 삼성 라이온즈에서 2승을 따냈다. 순수 타이거즈 최다승 신기록은 11승을 보태면 된다. 양현종은 한걸음 더 나아가 스승의 그림자도 넘겠다는 의욕을 보였다. 그만큼 스승에 대한 존경심이 깊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인연은 코치와 선수로 만났던 2008년부터 시작됐다.

양현종은 어릴때부터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이강철의 명성은 익히 알고 있었다. 이강철 감독이 해외연수를 마치고 2008년 KIA 투수코치로 부임할 때 양현종은 아직은 덜 다듬어진 입단 2년 차였다. 그래서 지금의 양현종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양현종의 직구는 국내 최고이다. 장차 에이스가 될 것이다"고 동기부여를 했다. 경기가 끝나면 어두운 밤 운동장에서 함께 시름했다.
양현종은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스승으로 이강철 감독, 간베 도시오 전 코치, 김정수 전 코치를 언급한 바 있다. 모두 정신적으로 기술적으로 영향을 끼친 인물들이다. 이 가운데 이강철 감독과는 동고동락을 하면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야구 부자지간이나 다름없다.
양현종은 "이강철 감독님이 나를 만들어주셨다. 코치로 계실 당시 '선발투수는 3년을 꾸준히 잘 던저야 인정을 할 수 있다'고 하셨다. 그런데 2년 잘하고 성적이 떨어지고, 또 2년 잘하고 성적이 떨어졌다. 그래서 감독님에게서 선발인정을 받지 못했다"고 기억했다.
이어 "인정을 받기위해 3년 연속 성적내려고 노력했다. 막상 성적을 냈으나 팀에 안계셨다. 자랑을 못해 아쉬웠다. 기록을 내고 전화로 인사를 할때마다 '많이 컸다'며 뿌듯해 하신다"며 웃었다. 양현종은 어깨통증으로 두 번의 침체가 있었고, 2014시즌부터 6연 연속 풀타임을 소화하며 대투수로 인정을 받았다. 이강철 감독은 2012시즌을 마치고 넥센 수석코치로 옮겼다.
이강철 감독의 152승 경신은 자연스러운 목표가 되었다. 양현종은 "이강철 감독님의 기록(152승)을 깨고 전화해서 자랑하고 싶다. 나를 만들어주신 분이다. 더 뿌듯 하실 것이다. 항상 존경하는 감독님 기록에 다가가면 영광이다"고 고마움을 다시 전했다. 그러면서 "KT를 상대로 기록 달성을 하면 되겠다"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묘한 웃음만 지어보였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