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테어는 6월 안에 제 컨디션 찾을 것이다.”
NC 다이노스의 타격 방향성은 2019년 전과 후로 나뉜다. 2019년은 ‘호부지’ 이호준 코치가 1군 타격 코치로 부임한 첫 시즌이었다. 이호준 코치의 부임하고 이동욱 감독이 추구하는 방향성이 시너지를 일으키면서 NC는 막강한 홈런 군단으로 변신했다.
2019년 ‘저반발 공인구’로 모든 팀들이 애를 먹고 있을 때 홈런으로 팀을 끌어갔던 팀 중 하나다. ‘호준매직’이라고 불려도 무방했다. NC는 지난해 128개의 팀 홈런을 기록했고 팀 장타율도 0.416으로 1위였다. 올해도 마찬가지. 26경기를 치른 현재 40홈런, 장타율 0.486으로 역시 리그의 장타력을 선도하고 있다.

이호준 타격 코치는 팀 장타력 증강의 요인으로 히팅 포인트의 변화를 꼽았다. 이 코치는 “감독님께서 지난해 부임하시면서 ‘직구만이라도 잘 쳤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이전에는 병살타와 땅볼 비율이 높았다. 제가 타격코치로 부임했을 때 감독님께서 땅볼보다는 플라이가 될 수 있도록 타격 매뉴얼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직구가 늦으면 땅볼이 많아진다. 직구와 변화구 둘 다 생각하면 타이밍이 늦어진다는 생각 아래, 타이밍을 앞으로 가져가자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어 “삼진 당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포인트 앞으로 가져가려고 했다. 직구를 장타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한 것이 홈런수도 늘어났다. 선수들도 잘 받아줬고 그러면서 타선이 무서워지고 강해졌다”고 전했다.
히팅 포인트를 무작정 앞에 두고 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 코치는 “선수 개개인이 최고의 힘을 발휘할 수 있는 포인트를 만들고 그 포인트에서 치게 만드는 것이다”면서 “변화구를 많이 생각하다보면 히팅포인트가 뒤로 갈 수 있다. 그것을 없애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고 추가적으로 부연했다.
부상에서 회복해 건재를 과시하고 있는 나성범도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고, 지난해 미국 애리조나 마무리캠프에서 권희동, 강진성 등의 선수들도 집중적으로 지도를 받으며 성장하며 타선을 지탱하고 있다.
다만, 흠잡을 곳 없이 보이는 NC 타선의 유일한 고민거리는 외국인 타자 애런 알테어의 초반 부진이었다. 알테어는 첫 16경기까지 타율 2할4리 3홈런 7타점 OPS 0.702로 부진했다. 지난해 중도 퇴출된 크리스티안 베탄코트의 잔상이 스쳐 지나갔다.
그러나 이후 10경기에서는 타율 3할5푼3리 3홈런 13타점 OPS 1.112로 부활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시즌 누적 성적 역시 타율 2할6푼1리 6홈런 20타점 OPS 0.861로 상승했다. 지난 4일 창원 SK전에서도 알테어는 홈런을 추가하며 서서히 살아나는 타격감을 증명했다.
이호준 코치는 알테어의 초반 부진에 대해서 “한국 투수들이 던지는 변화구 타이밍을 생각하면서 스윙을 하다보니 히팅 포인트가 밀렸다. 외국에서 97마일 강속구를 홈런 치던 선수가 한국에서는 더 느린 공에도 배트 손목 부근에서 히팅이 되며 타구가 먹힌다. 그러면서 심리전에서 말려가는 것이다. 심리적인 요인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에 알테어의 멘탈을 집중적으로 관리했다. 이 코치는 “삼진 아니면 홈런이라는 생각으로 다시 히팅 포인트를 앞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얘기하고 있다. 땅볼이나 삼진이나 똑같은 아웃이니 그런 쪽으로 마음가짐을 유도하고 있다. 그 누구도 뭐라고 할 사람이 없으니 심리적인 부분을 관리해줬다”고 말했다.
결국 알테어는 점점 좋아질 것이라는 게 이호준 코치의 확신이다. 그는 “연습만 봐도 좋아졌다는 것을 느낀다. 분명 6월 안에는 제 컨디션을 찾을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현재 하위타순에 머물고 있는 알테어의 타순이 중심 타순으로 올라온다면 NC 타선의 파괴력은 한층 배가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코치는 “알테어가 지금보다 2,3,4번 등 타순 앞쪽으로 와준다면 타선도 더 강해질 것이다. 만약 알테어가 4번을 치고 (양)의지가 5번 쪽으로 빠져주면 체력 관리도 용이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알테어까지 제 궤도를 찾는다면 이제 NC는 그 어느 타순도 쉬어갈 곳이 없어진다. 과연 이호준 코치의 호언대로 알테어는 6월을 완벽한 부활의 터닝포인트로 만들어낼 수 있을까. /jhra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