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사이드암 투수 정우영은 '2년차 징크스'를 피해가고 있다. 팀 선배 김현수의 조언으로 더욱 자신감을 찾았다.
정우영은 캠프를 마치고 청백전과 연습경기에서는 투구 내용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시즌이 개막되자 180도 달라졌다. 지난해보다 더 좋은 모습이다. 13경기에서 1승 1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은 1.06이다.
정우영은 9일 경기 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시즌을 앞두고 걱정이 많았다. 청백전, 연습경기에서 단점을 보완하려고 했는데, 그러다 장점이 없어지는 거 같아서 걱정했다. 1군에 있을 수 있을까 걱정도 됐다. 개막이 다가오면서 마음을 비웠다”고 했다.

단점 보완을 위해 비시즌에 새로운 구종 커브를 연마했다. 그런데 커브를 던지면서 팔스윙이 짧아졌고, 이는 자신의 장점인 투심에도 영향을 미쳤다. 정우영은 “커브를 던지려면 팔 스로잉이 짧아진다. 그러면서 직구도 힘있게 때리지 못하게 됐다. 결국 커브를 포기했다”고 말했다.
정우영은 주장 김현수의 조언으로 ‘커브 포기’ 확신을 가졌다. 그는 “현수 형이 ‘커브 던지려고 비비 꼰다. 그냥 투심으로 맞혀 잡으면 되는데 왜 어렵게 가냐’고 하더라. 그러면서 나보고 이강철 감독님 스타일이 아닌 임창용 선배처럼 던져라고 조언해줬다”고 설명했다.
이강철 KT 감독과 임창용은 사이드암 투수로는 레전드로 꼽힌다. 그런데 둘은 스타일이 다르다. 이강철 감독은 커브를 주무기로 하며 완급조절에 능했다. 반면 임창용은 전성기 때 160km 뱀직구를 뿌리는 등 공 끝이 좋은 직구 위주로 승부했다.
김현수는 정우영에게 커브라는 새 구종을 배우기보다는 투심이라는 좋은 무기를 최대한 활용하라고 조언한 것이다. 장점의 극대화. 류중일 감독은 지난해 정우영을 활약을 보며 "임창용 투구폼도 닮은 것 같고, 임창용을 떠올리게 한다"고 칭찬했다.
정우영은 “멀티 이닝도 부담감은 없다. 지금까지 올해 투구 내용은 만족스럽다. 일단 아프지 않으니까 좋다”며 “(유)강남이 형이 볼 받아보면서 작년보다 훨씬 좋아졌다고 하더라. 회전수 등 데이터도 좋아졌다”고 웃으며 말했다.
한편 정우영은 9일 잠실 SK전에서 1-1 동점인 8회 2사 2루에서 등판, 최정에게 1루 베이스 옆으로 빠져나가는 2루타를 맞아 기출루 주자 득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운이 없었다. 끌어당기는 최정을 상대로 LG 내야진은 왼쪽으로 이동한 수비 시프트를 했다. 1루수 라모스가 정상 수비 위치에 있었더라면 손쉬운 1루수 정면 땅볼이 될 타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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