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이 깨진 것 보다 실투여서 아쉬웠다".
KIA 타이거즈 우완 전상현(24)이 제로맨을 마감한 소감이다. 막강 필승맨으로 구원진을 이끌고 있다. 군복무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복귀한 2019시즌 57경기에서 1승15홀드, 평균자책점 3.12의 우등성적을 올렸다. 올해 실질적인 2년 차 인데도 징크스도 없다. 개막부터 쾌속 행진이다.
13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막아 평균자책점 제로 행진을 이었다. 지난 9일 KT와의 수원경기에서 홈런을 맞고 무실점 행진이 깨졌다. 그는 "무실점 기록이 깨져서 아쉬운 것 없다. 실투라서 아쉬웠다. 다음타자 상대할 때는 주어진 1이닝을 막아야 했다. 기록 깨진 것에 크게 신경쓰지 않고 했던 것이 좋은 결과 있었다"고 말했다.

볼의 힘이 좋아지고 구속도 빨라졌다. 기본적으로 좌우 구석으로 낮게 낮게 잘 던진다. 활약 비결을 묻자 "2군에 있을 때 양일환 코치에서 하체를 이용하는 법을 가르쳐 주셨다. 많은 도움이 됐다. 1군에서 서재응코치와 감독님이 믿고 써주셔서 자신감 생겼다"라고 설명했다.
장래의 꿈은 마무리 투수. 인터뷰에서 몇번이나 속마음을 밝히기도 했다. "당연히 하고 싶다. 어릴 때부터 꿈이다. 롤모델인 오승환 선배의 복귀전을 계속 영상만 봤다. 소름 돋았다. 되게 멋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내 역할이 아니다. 난 마무리가 아니다.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며 웃었다.
특히 "아직까지 마무리 투수를 하려면 많이 멀었다.. 구위도 아직은 아니고, 평균구속이 더 나와야 한다. 더 성장을 해야 그 자리에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스플리터 비율은 더 높이려고 하는데 생각보다 잘 안된다. 직구와 슬라이더만 던지는데 다른 구종 비율 높여야 한다"며 스스로 숙제로 내놓았다.
전상현의 어깨는 불펜에 최적화 되어 있다. 그만큼 불펜에서 몸을 푸는 시간이 빨라 불펜투구수도 몇 개 되지 않는다. 어깨를 보전한 채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 "최대한 많이 던지지 않는다. 보통 8~9개 정도 10개 미만으로 던진다. 더 적게 3~4개만 던질 때도 있다. 생각보다 어깨가 빨리 풀린다. 그것은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전상현은 머리를 길게 기르고 있다. 어깨 까지는 아니지만 목을 덮을 정도로 길렀다. 전상현은 "이상훈 선배처럼 기르려는 목표가 있었는데 아닌 것 같다. 날씨도 덥다. 여기서 더 이상 길지 않을 것이다. 전병지(꽁지머리 전 축구국가대표 김병지를 빗대어)라는 별명은 좀 그렇다"며 웃었다.
시즌 목표에 대해서도 "개인 목표는 없다. 아프지 않고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까지 가는 것이 목표이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윌리엄스 감독이 자신을 부르는 호칭에 대해서는 "많이 이야기를 하지 않아 모르겠다. 경기를 마치면 '나이스피칭'이라고 부른다"며 아재 개그까지 선보였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