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그 스피드도 안 나온다.”
김강률은 지난 9일 창원 NC전에서 시즌 첫 등판을 했다. 2018년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일본 미야자키에서 진행한 연습경기에서 아킬레스건을 다쳤던 김강률은 이후 햄스트링 부상까지 겹치면서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이날 1군에 복귀하면서 2018년 10월 14일 사직 롯데전 이후 604일 만에 1군 마운드를 밟게 됐다.
김강률은 복귀전에서 1⅔이닝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4km가 나왔다. 150km의 공을 던지던 가장 좋았을 때 모습은 아니었지만, 다음 등판에 대한 희망은 분명히 남겼다.

1군 복귀전을 성공적으로 마쳤지만, 김강률은 밝게 웃지 못했다. 직구 구속이 생각보다 많이 올라오지 않았기 때문. 김강률은 “구속이 안 나와서 만족이 안 된다”고 돌아봤다.
김강률의 아쉬움은 책임감이었다. 두산은 김강률이 복귀하기 전인 8일까지 팀 구원 투수 평균자책점이 6.73으로 전체 9위에 머물렀다. 무엇보다 강속구로 힘으로 타자를 제압하는 선수에 대한 갈증이 많았다. 결국 KIA와 트레이드로 류지혁을 내주고 홍건희를 영입하기도 했다.
김강률은 “팀에 빠른 공을 던지는 선수가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봤다. 내가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기 때문에 팀에서도 기다렸다고 생각을 했는데, 구속이 안 나와서 만족이 안 된다”고 이야기했다.
김태형 감독은 김강률이 조급함을 버리길 바랐다. 김 감독은 11일 NC전을 앞두고 “김강률은 원래 구속으로 승부를 보던 선수는 아니다. 스피드가 안 나와서 오히려 힘을 주다보면 밸런스가 조금 무너질 수 있다. 베스트의 상태로 공을 안 던진지가 1년이 넘었다. 지금의 좋은 밸런스로 던지면 점점 좋아질 것 같다”고 조언했다. 이어서 “지금 스피드도 남들은 안 나오기도 한다”라며 농담을 더하기도 했다.
김강률 역시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잘 알고 있다. 김강률은 “지금 베스트 구위가 아니라고 해서 경기 안 나가는 것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경기를 이끌어가야 한다. 운영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구위도 올라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기대한다”며 천천히 단계를 밟아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