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결국 17연패에 빠졌다. 1패만 더하면 역대 최다 연패 타이.
기존 선수들을 대거 1군에서 제외한 뒤 ‘뉴페이스’들도 분위기 쇄신을 시도했지만, 결과가 달라지지는 않았다. 이러다 새로운 얼굴들까지 참혹한 연패 속에서 마음의 짐이 생길 분위기다.
한화는 지난 11일 사직 롯데전 0-5로 패하면서 17연패에 빠졌다. KBO리그 역대 최다 연패 2위의 기록이다. 이제 1패만 더하면 지난 1985년 삼미 슈퍼스타즈의 최다 연패 기록은 18연패와 같아진다. 역대 최악의 팀 오명이 한화에 뒤집어 씌워질 상황이다.

한화는 14연패를 당하고 한용덕 감독이 자진 사퇴 형식으로 물러났다. 최원호 퓨처스팀 감독이 감독 대행 자리에 올랐고, 선수단 쇄신부터 시작했다. 이성열, 송광민, 안영명, 장시환 등 베테랑 선수 10명이 대거 2군으로 내려갔다. 이 자리는 신인급 선수들로 채워졌다.
최 감독대행은 ““경력이 많은 사람들이 우선권을 가지려면 실력이 좋아야 한다. 비슷하다면 어린 선수를 써야 한다. 미래 가치가 있으니 기회를 주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이러나 저러나 지면 욕 먹는 건 매한가지인데, 시도도 안해보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접근을 너무 조심스럽게 하다 보니 시도 자체가 안된다. 좋으면 좋은 걸 유지해야하지만 안 좋으면 변화도 줘야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실제로 최 감독 대행의 첫 경기였던 9일 경기에서 한화는 새얼굴인 최인호, 조한민 등이 멀티 히트를 때려내며 기대감을 엿보게 만들었다. 또한 포수 박상언은 3회 재빠른 1루 견제로 강로한을 잡아내며 번뜩이는 모습을 선보였다.
하지만 그 뿐이었다. 결국 9일 경기 역시 패하며 15연패가 됐고 10~11일 롯데전까지 내리 지면서 17연패를 벗어나지 못했다.
최원호 감독 대행의 얼굴도 이틀 만에 더욱 수척해졌고, “설마 내가 100연패를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던 자신감과 의욕은 지난 11일 경기를 앞두고 “어떻게든 연패를 끊어야 한다. 비상식적인 총력전이 될 수도 있다”는 절박함으로 바뀌었다.
전체적으로 냉기만 가득한 분위기 속에서 최원호 감독 대행이 야심차게 불렀던 ‘뉴페이스’들의 플레이도 위축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 “젊은 선수들이 깜짝 등장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은 젊은 선수들에게는 더욱 마음의 짐으로 다가올 수 있다. 부담 없이 마음껏 자신의 플레이를 펼치게 판을 깔아줘도 현재는 연패 탈출이 우선이 되는 상황이라 그 생각들이 짓눌려 경직될 수밖에 없다. 경험이 쌓인다고 한들, 당장 긍정적인 영향은 없다.
기존 선수들도 버텨내지 못한 현재의 압박감을 신예 선수들이라고 이겨낼 재간은 없다. ‘뉴페이스’들까지 멍이 든다면 한화의 현재는 물론 미래도 자칫 어긋날 수도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