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만에 LG 품으로, 40세 베테랑 “KIA, SK에서 우승한 것처럼…”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0.06.12 13: 22

 LG의 베테랑 백업 포수 이성우(39)가 ‘마흔 잔치’를 즐기고 있다. 
이성우는 올 시즌 몇 번 없는 타석 기회에서 놀라운 타격을 선보이고 있다.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와 더블헤더 2차전. 주전 유강남이 하루 2경기를 뛰기는 무리라 선발 출장 기회를 잡았다. 
3-3 동점인 7회, 이성우는 SK 불펜 정영일의 높은 체인지업을 때려 좌측 펜스를 넘어가는 홈런을 쏘아올렸다. 처음에는 홈런인지 확신이 없었다. 타구는 펜스인지 관중석인지 맞고 그라운드로 돌아왔기 때문. 

승리를 거둔 LG 류중일 감독과 포수 이성우가 인사를 나누고 있다. / dreamer@osen.co.kr

3루에 멈춘 이성우는 비디오판독을 통해 최종적으로 홈런을 인정받았다. LG가 4-3으로 승리하면서 결승 홈런이 됐다. 올 시즌 벌써 3번째 홈런이다. 지난해까지 12시즌을 1군에서 뛰며 홈런이 단 4개였는데, 올해 놀라운 반전이다. 우리 나이로 40세, 은퇴를 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에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2000년 신고선수로 LG에 입단했던 이성우는 1년 만에 방출됐다. 군대를 다녀온 뒤 2005년 SK에 다시 신고선수로 입단했다. 이후 KIA, SK를 거쳐 지난해 다시 LG로 돌아왔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SK에서 지도자 제의를 받았으나 현역 선수로서 더 뛰고 싶어 거절했고, LG는 그를 3번째 포수로 보험용으로 영입했다. 지난해 시즌 도중 유강남과 정상호(현 두산)가 동시에 부상을 당하면서 잠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했다. 
올해는 유강남에 이어 2번째 포수다. 이성우는 경기 후 "결승 홈런은 데뷔 후 처음이다. 기쁘고 벅차 오른다"며 "홈런타자가 아니라서 정타로 맞은지도 확신을 못했다. 3루타가 아직 없다. 타구를 못보고 열심히 달렸는데 결과적으론 홈런이 되서 기쁘다.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깜짝 홈런 비결은 박용택의 조언으로 돌렸다. 그는 "지난해 시즌 말부터 박용택 선수가 타격에 대해 조언해 준 것을 많이 생각하면서 타격을 하다보니 이전보다 타격이 조금 되는 것 같다. 코치님들께도 너무 감사드리고, 용택이 형도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이성우는 두 번의 우승 경험이 있다. 공교롭게 2008년 백업 포수가 필요한 KIA로 트레이드됐는데 이듬해 2009년 KIA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2017년 트레이드로 SK로 다시 돌아갔는데, 2018년 SK의 한국시리즈 우승 멤버가 됐다. 
지난해 LG 유니폼을 19년 만에 다시 입었다. 올해 3번째 법칙이 재현될까. 이성우는 “올해가 LG 창단 30주년이고 용택이 형이 은퇴하는 시즌이다. 나 또한 마지막 시즌이 될 수 있다. 우승 반지 하나를 더 끼고 선수생활을 마치고 싶다”고 희망사항을 드러냈다. /orange@osen.co.kr
1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SK 와이번스의 더블헤더 2차전이 열렸다.7회말 무사 선두타자로 나선 LG 이성우가 역전 좌월 솔로포를 날리고 덕아웃에서 포효하고 있다. /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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