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폴드 4회 투입 가능, 그러나 올인 리스크 '잘못하면 20연패' [오!쎈 대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0.06.14 05: 23

하늘이 준 기회일까. 아니면 가혹한 장난일까.  
KBO리그 최초의 19연패 위기에 빠진 한화가 애매한 갈림길에 놓였다. 13일 대전 두산전이 3회말 우천 중단으로 인해 14일 서스펜디드 경기로 치러지게 된 것이다. 두산이 4-3으로 리드한 가운데 3회말 한화 정은원 타석부터 경기가 재개된다. 
긍정적으로 보면 하늘이 한화에 준 기회일 수 있다. 이날 한화는 신인 선발 한승주를 1⅔이닝(3실점) 만에 교체하며 마운드 총력전에 나선 반면 두산은 선발 유희관이 2회까지 3점을 내줬지만 정상 투구 중이었다. 

한화 선발투수 서폴드가 역투하고 있다. /sunday@osen.co.kr

그러나 서스펜디드 경기가 되면서 유희관을 2이닝밖에 쓰지 못했다. 이용찬, 크리스 플렉센 등 선발들의 줄부상으로 불펜도 부하가 걸린 두산의 마운드 사정을 감안하면 한화 타선이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 13일 경기에서 김태균과 노시환의 홈런이 터지며 잠잠하던 한화 타선도 기세가 올랐다. 
무엇보다 한화의 마운드 운용에 있어서 선택지가 하나 더 생겼다. ‘에이스’ 워윅 서폴드를 서스펜디드 경기에서 4회부터 투입 가능하다. 서폴드는 14일 기존 경기에 선발로 나설 예정이었다. 지난 9일 사직 롯데전 이후 4일 휴식을 가졌다. 일단 18연패 탈출이 시급한 한화는 서폴드를 4회부터 투입하는 총력전으로 승산을 높일 수 있다. 
 한화 선수단이 클럽하우스로 들어가고 있다. /youngrae@osen.co.kr
역대 최초 불명예 기록을 피하기 위해선 서스펜디드 경기에 올인을 하는 게 맞다. 물불 가리지 않고 19연패를 막아야 하지만 올인 전략이 실패했을 경우 30분 후 치러질 다음 경기까지 후폭풍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자칫 잘못하면 하루에 19연패는 물론 20연패까지 ‘최악의 날’이 될 수 있다. 
14일 기존 경기 선발이 예정대로라면 한화는 서폴드, 두산은 대체 선발 박종기로 한화가 훨씬 유리하다. 서폴드가 서스펜디드 경기에 나오면 다음 경기는 한화도 두산처럼 대체 선발을 써야 한다. 2군에 있는 신인 남지민과 최이경이 대체 선발 후보이지만 1군 경험이 전무하다. 
서스펜디드 경기가 3-4, 1점차로 뒤진 상황에서 재개된다는 점도 애매하다. 리드를 하고 있거나 동점이라면 서폴드를 4회부터 투입하는 게 정상적이지만 1점차 열세라면 반드시 점수를 내야 하는 타선의 부담이 두 배로 커진다. 한화 선수들은 역대급 연패로 엄청난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다. 
최선의 결정을 내려야 할 최원호 한화 감독대행의 머리도 복잡해졌다. 최원호 감독대행은 13일 경기 전 “단기전도 아니고, 서폴드를 하루 당겨서 불펜 대기시키는 건 아닌 것 같다. 경기가 워낙 많이 남았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할 순 없다”며 순리대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 최원호 감독대행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youngrae@osen.co.kr
물론 비로 인해 서폴드에게 하루 더 휴식이 생겼고, 서스펜디드 경기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4회 투입은 충분히 가능한 승부수다. 성공하면 최고의 수가 될 수 있지만, 실패하면 더 무거운 분위기 속에 다음 경기를 치러야 한다. 20연패 공포가 엄습할 수 있다. 19연패 막기에 올인을 할지, 아니면 순리대로 갈지 최원호 대행의 선택이 주목된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