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18연패 탈출이 걸린 운명의 서스펜디드 경기에 워윅 서폴드가 나서지 않는다. 최원호 감독대행은 김범수 카드를 꺼내들었다.
한화는 지난 13일 대전 두산전이 3회말 우천 중단되면서 14일 서스펜디드 경기로 넘어갔다. 두산이 4-3으로 앞선 3회말, 한화 선두타자 정은원 타석,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부터 경기가 재개된다. 1점차로 뒤진 상황에서 '에이스' 서폴드의 4회 구원등판 가능성이 주목받았지만 최원호 감독대행은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한화에는 서스펜디드 경기가 호재일 수 있다. 하루 휴식일을 벌면서 4일을 쉰 서폴드를 서스펜디드 경기 4회부터 곧 투입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최원호 감독대행은 고심 끝에 서폴드를 서스펜디드 경기에 쓰지 않기로 결정했다. 서폴드는 예정대로 14일 기존 경기 선발투수로 나선다. 서스펜디드 경기에는 4회부터 불펜에서 최고 구위를 자랑하는 김범수가 나간다.

김범수는 6월 6경기에서 7⅓이닝 2피안타 7볼넷 1사구 8탈삼진 3실점(2자책) 평균자책점 2.45를 기록 중이다. 지난 10~11일 사직 롯데전에서 연투를 하며 각각 1이닝 18구, 2⅓이닝 65구를 던졌다. 그로부터 이틀을 쉬고 다시 등판한다. 팀이 연패를 끊었다면 김범수가 이날까지 쉴 예정이었지만 워낙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김범수 카드를 다시 꺼냈다.
한화 최원호 감독대행은 서스펜디드 경기 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김범수의 투구 개수를 따지면 오늘 등판하면 안 되는 것이다. 65구를 던졌고, 그 자체도 상당히 무리다. 이틀밖에 못 쉬었다. 지금은 일단 무리라는 것을 알면서 투입하는 것이다. 두산 타자들이 김범수의 공을 어떻게 대응하는지 보고, 김범수의 몸 상태를 체크해가면서 갈 때까지 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서폴드의 서스펜디드 경기 투입 가능성에 대해 최원호 대행은 "불펜 대기할 것 같으면 선발로 썼을 것이다. 주자가 있는 상황보다 없는 상황이 그나마 낫다. 그걸 생각을 안 한 건 아니다. 서폴드를 어느 경기에 넣을지 고민했는데 송진우 투수코치님과 회의를 했다. 첫 경기가 중요하지만 외국인 선수들은 잠자는 시간부터 등판 전 준비 과정에서 루틴을 엄격하게 지킨다. 안 좋은 컨디션에 올라가면 첫 경기도 망치고, 다음 경기도 망칠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무리수를 감행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서폴드와 두산의 '상대성'도 감안했다. 최 대행은 "두산 타자들이 전체적으로 기교파 투수들보다 파워피처에 조금 약하다는 데이터가 있다. 140km대 후반 빠른 투수가 조금 더 확률이 높지 않을까 생각한다. 서폴드가 아무래도 우리 팀의 선발투수 중 에이스 역할을 하는 선수인데 파워피칭을 하는 선수는 아니다. 최근에 컨디션이 그렇게 좋지 않았다"며 "김범수가 두산전에 2점대 평균자책점이지만 서폴드는 4점대로 조금 높다. 그래서 서폴드의 퍼포먼스가 최대한 나올 수 있는 루틴을 지켜주면서 확률이 조금 더 높은 김범수를 투입하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화는 서스펜디드 경기 특별 엔트리로 좌완 투수 송창현을 올렸다. 기존 엔트리 중에선 13일 선발투수로 나온 한승주가 말소되면서 사이드암 신정락이 올라왔다. 최원호 대행은 "신정락과 송창현이 경험도 있고, 2군에서 컨디션이 괜찮았다. 하루 2경기를 하느 만큼 투수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