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인・박신혜 '#살아있다', 코로나 시대에 만난 '생존' 좀비 스릴러[Oh!쎈 리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0.06.26 21: 07

여느 때처럼 한적하게 방 안에서 게임을 하고 있던 동네 청년 오준우(유아인 분). 그는 갑자기 날아든 재난 문자 메시지를 읽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데, 같은 시각 아파트 단지 내 1층에서 비명을 지르는 사람들의 소리를 듣고 밖을 내다보다가 깜짝 놀란다.(*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원인불명의 증세를 겪고 있는 주민들이 멀쩡한 사람들을 물고 뜯고 죽이고, 서울 여의도는 순식간에 통제 불능의 상태에 빠진다. 
문자메시지와 전화는 물론, 인터넷 접속까지 불가한 상황에서 아파트에 고립된 준우는 좀비가 된 사람들과 홀로 싸우며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 한다. 극단적인 선택까지 고려했던 그는 건너편 아파트 단지에서 자신처럼 살아남은 김유빈(박신혜 분)을 발견하고 동질감을 넘어 전우애를 느낀다. 살기 위해 한 팀이 된 준우와 유빈은 정체불명의 좀비들이 날뛰는 아파트에서 살아남기 위해 작전을 짠다.
영화 포스터

영화 포스터

고립과 생존, 자유, 건강을 내세운 ‘#살아있다’(감독 조일형, 제공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제작 영화사 집・퍼스펙티브픽처스)는 국내 대표 좀비영화 '부산행'(감독 연상호・2016)과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감독 김성훈・2019), 재난 액션 ‘엑시트’(감독 이상근・2019)를 연상시킨다. 위기에 처한 두 남녀가 살아남으려는 과정은 재난영화의 공식에서 탈피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신선하진 않다. 다만 좀비 크리처에 새로운 특징을 추가하려 했다는 노력이 엿보인다.
좀비가 무섭게 표현됐지만 단순히 좀비 영화로 치부하기에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올 초부터 칩거생활을 지속해온 우리네 현실과 맞물려 팝콘 무비로만 즐길 수 없다. 유튜브, SNS 세대가 재난에 맞서 어떻게 건강하게 살아남고자 하는지 쫓는다. 
영화 포스터
2003년 데뷔 후 한 작품에서 처음 만난 배우 유아인과 박신혜의 연기 호흡이 ‘#살아있다’만의 매력을 배가시켰다. 캐릭터 준우가 느꼈을 두려움과 혼란, 감정의 파고를 힘 있게 담아낸 유아인의 연기가 초중반을 묵직하게 이끌고 나간다. 커다란 눈망울로 말을 거는 듯한 박신혜가 중반 이후 등장해 독립적이고 용감한 여성의 모습을 보여준다. 
‘#살아있다’는 아파트라는 익숙한 공간에서 주변의 흔한 물건을 이용해 살아남으려는 두 인물을 통해 ‘만약에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러닝타임 9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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