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스포츠에서 영원한 동지도 영원한 적도 없다. 삼성 왕조의 일등 공신이었던 오승환(삼성)과 최형우(KIA)가 적으로 만나게 됐다. 삼성과 KIA는 19일부터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주말 3연전을 벌인다. 오승환과 최형우는 2008년부터 6년간 삼성에서 함께 뛰었다.
경기고와 단국대를 졸업한 뒤 2005년 삼성에 입단한 오승환은 데뷔 첫해 트리플 더블(10승 16세이브 11홀드)을 달성하며 신인왕을 품에 안았다. 2006년 47세이브를 거두며 KBO리그 한 시즌 최다 세이브 신기록을 수립하는 등 통산 5차례 구원왕에 올랐다.
오승환은 2011년 최연소 및 최소 경기 200세이브(8월 12일 대구 KIA전)에 이어 2013년 개인 통산 250세이브(4월 7일 대구 NC전) 고지를 밟았다. 일본과 미국 무대를 거쳐 7년 만에 국내 무대에 복귀한 오승환은 지난 15일 잠실 두산전에서 세이브를 추가하며 한미일 통산 400세이브 금자탑을 세웠다.
![[사진] OSEN DB](https://file.osen.co.kr/article/2020/06/19/202006190214776180_5eeba1cdd43d7.jpg)
방출과 재입단의 우여곡절을 겪은 최형우는 2008년 타율 2할7푼6리(384타수 106안타) 19홈런 71타점 68득점으로 신인왕에 등극했다. 해마다 한 걸음씩 나아가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성장했다. 삼성 왕조 시절 4번 타자로 활약하며 통합 4연패에 큰 공을 세웠다.
최형우는 2016년 11월 KIA와 4년간 계약금 40억 원, 연봉 15억 원 등 총액 100억 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이적 첫해 142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4푼2리(514타수 176안타) 26홈런 120타점 98득점으로 KIA의 통합 우승에 이바지하며 '이 맛에 현질한다'는 신조어까지 만들었다.
오승환은 18일 현재 4차례 마운드에 올라 2세이브 2홀드를 거뒀다. 평균 자책점은 3.60. 10일 키움전과 13일 KT전에서 홀드를 추가했으나 다소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16일과 17일 두산을 상대로 이틀 연속 세이브를 거두며 끝판대장의 복귀를 알렸다.
최형우의 방망이는 뜨겁다. 18일까지 타율 3할7리(127타수 39안타) 6홈런 23타점 26득점 OPS .915를 기록 중이다. 이달 들어 타율 3할9푼5리(38타수 15안타) 2홈런 11타점의 고감도 타격을 선보였다. 16일에 이어 17일 경기에서도 결승타를 터뜨리며 팀에 귀중한 승리를 선사했다.
팀 승리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창과 방패를 갈고 닦던 일은 옛이야기다. 한솥밥을 먹던 동지가 이제는 적으로 만난다. 오승환과 최형우의 투타 대결 성사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