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만에 데뷔 승' 박종기, "앞으로도 1구 1구 간절하게 던지겠다" [잠실 톡톡]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0.06.21 00: 03

"아직 얼떨떨하다. 기회를 주셔서 1구 1구 집중해서 던졌다."
두산 신예 투수 박종기(25)가 임시 선발로 나서 데뷔 첫 승을 따냈다. 2013년 육성 선수로 입단한 이후 군 복무, 오랜 2군 생활을 거쳐 8년 만에 거둔 감격적인 데뷔 승리였다. 
박종기는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했다. 이용찬의 팔꿈치 부상 아웃으로 임시 선발 기회가 주어진 것.  지난 14일 한화전에서 선발 등판해 4⅔이닝 3실점을 기록했던 박종기는 이날 LG 타자를 맞아 6이닝 동안 4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두산 박종기가 20일 LG전에서 데뷔 첫 승을 거둔 후 승리구를 들고 있다. /orange@osen.co.kr

2013년 육성 선수로 두산에 입단한 박종기는 2015시즌 3경기(2⅓이닝 3실점)에 등판한 뒤 2016년 공익 근무로 군 복무를 마쳤다. 2018시즌 두산에 복귀한 그는 지난해 10월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에서 일본 팀을 상대로 선발로 2승을 거두면서 자신감을 갖게 됐다. 140km 중반의 직구와 주무기 커브가 좋다는 평가다. 
경기 후 박종기는 "아직 얼떨떨하다. 1구 1구 집중해서 던지려고 노력했다"며 첫 승 소감을 말했다. 이어 "첫 승에 대한 개인 욕심보다는 팀 승리를 생각했다. (두산이 득점한) 3회부터 1구 던질 때마다 마인드컨트롤을 계속했다"고 덧붙였다. 
첫 승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는 "1군 무대에 서기까지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래서 더 간절하게, 1구 1구 집중해서 던진다. 오늘 운 좋게 타자들이 방망이가 터지고, 수비 도움도 받아 승리했다"며 "2013년 처음 입단했을 때부터 생각이 난다. 많이 힘들었는데, 오기와 악으로 버텼다. 앞으로 초심을 잃지 않고 계속 생각하고 가겠다. 1구 1구 집중하고 간절하게 던지겠다"고 말했다. 
전날 15안타 10득점을 낸 LG 타자를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박종기는 "포수 세혁이 형을 믿고 따랐다. 경기 전 몸 풀 때부터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고, 리드도 잘 해주셨다"고 고마워했다. 한화전에서는 직구, 커브 투피치 위주였는데, 이날 포크 비중도 높였다. 전적으로 포수 박세혁의 리드였다. "빠르게 떨어지는 변화구가 있으면 좋겠다고 해서 포크를 많이 던졌다"고 했다. 
4회 2사 1,3루 위기에서 오지환의 잘 맞은 타구는 1루수 페르난데스가 몸을 날려 잡아서 아웃시켰다. 박종기는 "완전히 빠지는 줄로 알았는데, 잡아줘서 너무 고마웠다. 이닝 마치고 페르난데스에게 고맙다고 인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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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은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LG와의 경기에서 8-2로 승리했다. LG전 4연승, 두산은 2위 LG에 1경기 차이로 따라 붙었다.경기 종료 후 두산 박종기가 동료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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