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형욱 "첫 패션화보, 너무 쑥스러..개 잘 키우는 사회 만들기가 목표"[화보]
OSEN 김은애 기자
발행 2020.06.23 09: 03

 반려견 훈련사 강형욱의 인생 첫 패션 화보와 본격적인 인터뷰가 공개됐다. 남성지 <아레나 옴므 플러스>와의 인터뷰 화보를 위해 수트를 갖춰 입은 강형욱은 반려견 바로와 함께 카메라 앞에 섰다. 그는 조금 어색해하더니, 반려견 바로와 함께 하자 곧 자연스레 포즈를 취했다. 이어진 인터뷰에서 강형욱은 ”화보 촬영은 정말이지 너무 쑥스럽다. 늘 무지 티셔츠만 입는 사람인데 언제 이런 걸 찍겠나”라며 말문을 열었다.
강형욱은 한국 사회에서 반려견에 대한 인식을 바꾼 존재였다. 사람들이 말 안 듣는 개를 혼내고, 서열을 잡는 동안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며 강형욱이 등장했고, 반려견을 존중하는 문화가 주류가 됐다. 강형욱은 당시의 교육에 대해 “지극히 인간중심적이었다. 반려견들이 왜 짖는지 고민 없이 압박만 했다”고 한다. “오피스텔에서 보더콜리를 키우면서 짖지 않기를 바라? 불가능하지. 닭한테 쪼는 걸 못하게 하는 것과 같다. 문제 행동이란 걸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반려견이 뛰는 게 문제 행동인가, 아니면 단지 내가 불편한 게 문제인가? 보호자 스스로가 환경과 기회를 제공하지 못하는 사람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거다. 처음엔 받아들이지 못하더라. 휴대폰 액정이 깨져서 서비스센터에 갔는데 직원이 “당신의 휴대폰이 액정을 갈고 싶지 않대요”라고 하는 것과 비슷했지. 불과 6년 전만해도 그랬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 설명해드리고 싶었고, 조금씩 이야기를 들어주시는 분들이 생겼다.”

최근 강형욱은 <개는 훌륭하다>에서 매우 공격적인 반려견들을 다루며 이전과는 다른 강한 방식의 훈육도 보여주는 모습에 대해, “아마 <개는 훌륭하다>를 보는 많은 분들이 의아해할 거다. 요즘 왜 반려견을 압박하지? 나는 훈련사로서 스스로에게 계속 되묻고 내가 했던 말들을 견제한다. 돌아보니 문제가 하나 있더라. 보호자가 보호자 역할을 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라고 밝힌다. “내가 31개월 된 아들에게 제일 많이 가르치는 게 예절이다. 아이를 키우는 데엔 세 가지가 필요하다. 마음을 이해하려는 태도, 에너지를 표출할 수 있게 시간과 장소를 제공하고 놀아주는 것,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 그런데 많은 보호자가 몇 가지만 취사 선택한다. 보호자는 부모인데, 삼촌이나 이모 정도가 되고 싶어하는 거다. 예뻐해 주는 역할만 하고 싶어한다. 내가 보호자들을 그렇게 만든 면이 있다고 생각하고, 책임감을 느낀다. 지금 만나는 개들은 대부분 애정의 학대를 당해온 개들이다.” 또한 그는 “많은 보호자가 내게 ‘우리 개가 사회성이 떨어진다’고 말한다. 막상 보면 보호자가 사회성이 없다. 반려견이 누군가를 향해 짖었다면, 줄을 짧게 잡고 괜찮냐며 사과하는 게 먼저인데, 그냥 ‘짖튀’해버리는 사람들이 많다. 개에게 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시스템을 알려주고, 보호자다운 모습을 보여야지”라며 보호자의 책임감을 강조했다.
그는 왜 그토록 개를 사랑할까? “열심히 살아야 하고, 스스로를 보호해야 하며 살아왔던 사람들은 어딘가에 가서 고개를 처박고 혼자 있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건 반려동물뿐이다. 이를테면 우리 와이프는 내가 십 년 째 입는 빨간 바지를 항상 내다버리라고 하는데, 우리 다올이나 바로는 그런 말 안 하거든. 하하하. 물론 아내가 날 사랑해서 그런 말을 한다는 건 알지. 하지만 개는 우리를 채점하지도 판단하지도 않는다.”
강형욱 훈련사의 보듬센터 사무실엔 ‘개 잘 키우는 사회 만들기’라는 표어가 붙어있었다. “여러 나라를 다니며 경험한 건데, 길거리에 누구도 돌보지 않는 개가 있으면 누구도 돌보지 않는 사람이 있다. 외진 곳에 개가 묶여있다면, 그곳엔 방치된 노인, 잠긴 문 안에서 기다리는 아이들이 분명 있다. 장애인 비율은 세계 어디나 비슷하지만 한국에서는 유독 장애인이 안 보이지 않나? 하루에 한 명도 보지 못한다.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나오기 어렵기 때문이다. 나도 사업을 하니 이번 정부가 세금을 많이 가져간다고 생각하지만, 마음 속에선 ‘이게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절대 정치적인 이야기는 아니다. 단지 내 아이는 사회적 약자들이 잘 살 수 있는 세상에 살았으면 좋겠다. 약자들이 받는 대우와 처한 환경의 평균이 그 나라의 지표나 다름없다. 내겐 개 잘 키우는 사회 만들기가 목표다. 거기서부터 시작해 나가는 거다.”
반려견에서 나아가 사회적 약자, 좋은 사회에 대한 강형욱 훈련사의 고민에 제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자유한국당 입당 제안을 단칼에 거절한 이유를 물었다. 그는 단호히 답했다. “정치는 절대로 안 할 거다. 나는 술자리에도 안 나간다. 조직 문화도 싫어해서 개와 관련된 어떤 협회나 단체에도 소속되어 있지 않다.”
훈련사가 아닌 인간 강형욱은 어떤 사람일까? “사람들은 내가 반려견을 교육하는 걸 보고 강형욱은 인격적으로도 우수하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난 그저 훈련된 반려견 훈련사다. 훈련사로 성장하며 나 자신도 성장할 수 있는 게 감사하고 행운일 뿐이다. 인간 강형욱은 훈련사 강형욱보다 한참 미진하니까. 훈련이 빠진 강형욱? 그냥 가평에 사는 아저씨다.”
강형욱의 전체 화보, 그리고 반려견 문화와 자신의 삶에 대한 진솔한 인터뷰 전문은 <아레나 옴므 플러스> 7월호와 웹사이트에서 바로 만나볼 수 있다. /misskim321@osen.co.kr
[사진] 아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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