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강정호 "나는 이기적인 사람이었다, 앞으로 보답하며 살겠다" [일문일답]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20.06.23 14: 23

KBO리그 복귀를 준비하고 있는 강정호(33)가 팬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강정호는 23일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첫 해 연봉은 음주운전 피해자들에게 기부하겠다. 이후에도 기부 활동을 이어갈 것. 음주운전이 인생을 어떻게 파괴할 수 있을지 알리겠다. 은퇴하는 순간까지 유소년선수들에게 재능 기부를 하겠다. 또 야구장 밖에서도 열심히 기부하며 살아가겠다. 한 번만 기회를 주길 바란다”라며 팬들에게 사과했다.
2015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뛴 강정호는 지난해 8월 팀에서 방출된 이후 새로운 팀을 찾지 못했다. 여기에 코로나19가 대유행하면서 미국에서는 야구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고 결국 한국 복귀를 결정했다. 

KBO리그 복귀를 타진하는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가 23일 오후 서울 스탠포드호텔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음주운전 관련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sunday@osen.co.kr

KBO는 2009년, 2011년, 2016년 세 차례 음주운전과 관련해 강정호에게 유기실격 1년, 봉사활동 300시간 징계를 결정했다. 1년 동안 KBO리그에서 뛸 수 없지만 팬들의 반발 여론은 여전하다. 
강정호는 "사과가 늦어져서 죄송하다. 공개적인 사과가 늦어지면서 한국과 미국에서 빚이 있는 마음이었고 가족에게도 떳떳하지 못했다. 돌이킬 수 없는 실수와 잘못을 저질렀다. 어렸을 때는 야구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 어리석은 생각으로 많은 분들께 상처를 드렸다. 앞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지나간 잘못을 속죄하고 싶다. 내 모든 것을 포기하고 바칠 준비가 되어있다. 모든 비난을 감수하고 묵묵히 살아가겠다. 정말 죄송하다"고 팬들에게 사과했다.
다음은 기자회견 일문일답.
▲ KBO리그에 복귀하려는 이유는?
- 개인적으로 많은 생각을 했다. 한국에서 야구를 할 자격이 있는지에 대해서 수없이 많이 생각했다. 변화된 모습을 KBO리그 팬들과 국민에게 보여줄 수 있다면, 보여드리고 싶었다. 그래서 복귀를 선택하게 됐다.
▲ 마음대로 복귀할 수 없고 키움 히어로즈와 협의를 해야했는데 접촉을 했는지?
- 키움 김치현 단장님과 한 번 통화했다. 디테일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고 내 심정을 말했다. 죄송하고 뉘우친다는 뜻을 전했다.
▲ 야구에 대한 의지를 밝혔는데, 많은 팬들은 야구를 못하는 것이 진정한 반성이라고 말하는데?
- 진정으로 반성하는 것은 야구를 잘하는게 아니고 KBO리그에서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린 선수들과 유소년 선수들에게 많은 것을 알려주고 도움이 되고 싶어서 복귀를 하는 것이다. 
▲ 사과에 앞서서 여론에 따라서 선수 생활을 그만둘 한 번이라도 생각을 했는지?
- 많은 생각을 했다. 한국에서 야구를 할 자격이 있는지 고민했다.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한국의 어린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변화된 모습으로 도움을 주고 싶다. 
▲ 2016년 야구를 보답하겠다는 발언으로 비난을 받았는데?
- 그 때만 해도 무지했고 어리석었다. 정말 야구만 잘하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어리석은 생각을 했다. 그러고 나서 정말 많은 회개를 했고 변화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했다. 성숙한 모습으로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사람이 되서 팬들과 가족들에게 보답하고 싶다.
▲ 미국에서 사과할 기회가 있었을텐데?
- 미리 들어와서 사과를 했어야 했는데 징계가 늦게 결정되고 코로나19로 인해서 사과가 늦어졌다. 죄송하다.
▲ 어린이들에게 보답하겠다고 했는데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 보기 싫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럴수록 더 열심히해서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줘야한다고 생각한다. 얼마큼 어린이들에게 힘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겠다. 
▲ 상벌위원회 전에도 사과를 할 수 있었는데 상벌위원회 이후로 사과를 미룬 이유는?
- 상벌위원회 전에 한국 입국 시점을 놓쳤다. KBO에서 어떤 징계가 나와도 받아들일 생각이었다.
▲ KBO리그 복귀 불발된다면 해외리그 진출 생각이 있는지?
-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복귀가 불발되어도 앞서 말했던 기부와 재능기부를 할 생각이다. 
▲ 키움 구단에서 자체 징계를 내려도 감수할 생각인지?
- 내가 감수할 생각이다.
▲ 복귀 후 팬들의 비난을 어떻게 받아들일 생각인지?
- 많은 질타와 비난을 받을 것을 감수하고 있다. 그런 질타를 받으면서 더 성숙해지려고 한다. 더 많은 노력과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면 팬들께서도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조금 더 지켜봐 주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겠다.
▲ 야구를 통해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했는데 본인이 말한 좋은 사람이란 무엇인지?
- 지금까지 정말 이기적으로 살아온 것 같다. 가족들, 친구들 모두 내 위주로 생각했다. 앞으로는 가족, 친구, 팬들에게 보답을 하면서 살아가는게 좋은 사람이 아닐까 생각한다.
▲ 음주운전으로 은퇴를 선언한 박한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 많은 생각을 하지는 못했지만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인지하고 있다. 다시 한 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고 할 수 있는 것은 사과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 현재 몸상태는?
- 몸상태는 건강하고 좋다. 실전 경기를 뛰지 않아서 경기 감각을 떨어져 있지만 몸상태는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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