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마운드의 가장 믿을만한 카드가 예상치 못한 부상 악재를 맞았다. "안되려면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는 말이 어울리는 상황이다.
한화는 지난 24일 대구 삼성전서 2-1로 앞선 8회 정우람을 마운드에 올렸다. 반드시 경기를 잡겠다는 의지가 묻어났다. 정우람은 이학주의 땅볼 타구를 직접 처리하며 첫 번째 아웃 카운트를 챙겼다. 최영진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지만 대주자 김지찬이 도루를 실패하며 한숨을 돌렸다. 곧이어 김헌곤을 헛스윙 삼진으로 잠재웠다.
정우람은 9회 선두타자 김민수를 4구째 삼진으로 잡아냈다. 대타 박계범에게 우익선상 2루타를 얻어맞았다. 김상수를 헛스윙 삼진으로 제압하며 시즌 6번째 세이브까지 아웃 카운트 1개를 남겨뒀다. 하지만 정우람은 2사 2루 상황에서 박해민에게 초구를 던진 뒤 미끄러져 오른쪽 발목을 접질렸다.

비에 젖은 마운드에 미끄러진 것. 한동안 일어나지 못하던 정우람은 연습 투구를 해봤지만 더 이상 마운드를 지킬 수 없을 만큼 발목 상태가 좋지 않았다. 교체됐다.
몸을 제대로 풀지 못한 채 마운드에 오른 이현호는 영점이 제대로 잡히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폭투를 범하며 주자를 한 베이스 진루시킨 데 이어 박해민에게 볼넷을 내주고 말았다. 2사 1,3루 위기에 놓인 이현호는 구자욱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했다. 3루 주자 박계범은 여유 있게 홈인하며 2-2 동점이 됐다.
한화는 이현호 대신 윤대경을 마운드에 올렸다. 윤대경은 2사 1,2루서 이원석을 내야 땅볼로 유도했으나 유격수 박한결이 타구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바람에 만루 위기에 처했다. 곧이어 이학주와 볼카운트 2B2S에서 끝내기 안타를 내주고 말았다. 한화는 삼성에 2-3로 패하며 21일 창원 NC전 이후 3연패 수렁에 빠졌다.
구단 관계자는 "정우람 선수는 9회말 투구 중 마운드에서 미끄러지며 오른쪽 발목에 불편을 느껴 선수 보호를 위해 교체했다. 아이싱 치료를 받으며 상태를 지켜볼 예정"이라고 전했다. 25일 상태를 보고 병원 검진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믿을만한 카드인 정우람이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마운드에서 일찍 내려오는 바람에 쓰라린 패배를 당한 한화. 정우람의 부상 악재가 또 다른 고민으로 다가올 수 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