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책 맡을 줄이야..." 트라우마 극복 홍상삼, 이적 첫 승에 감개무량 [오!쎈 광주]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0.07.10 08: 12

KIA 타이거즈 우완투수 홍상삼이 이적 신화를 써가고 있다. 
두산 시절 공황장애로 마운드에 올라가면 제대로 볼을 던지지 못했던 그가 KIA에서는 필승조 투수로 거듭나고 있다. 여전히 볼넷으로 주자를 내보며 불안하지만, 점수는 잘 내주지 않는다. 14경기에 출전해 평균자책점 2.13, 압도적 탈삼진 능력(12⅔이닝동안 24개)을 과시하며 불펜의 기둥이 되고 있다. 
지난 9일 KT 위즈와의 광주경기에서는 이적 첫 승도 따냈다. 6회초 1사1루에 등판해 7회2사까지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볼넷을 4개나 주었지만 병살과 삼진을 섞어가며 제압했다. 7회는 2사 만루 위기에 몰렸지만, 박준표가 바통을 이어 범타처리하고 불을 꺼주었다. 

마침 타선이 6회 역전에 성공했고, 8회 나지완의 만루홈런이 나와 10-4로 대승을 거두었다. 홍상삼은 승리를 안았다. 이적 첫 승이이었다. 2018년 이후 2년 만에 거둔 승리였다. 1승2패3홀드를 기록 중이다. 데뷔전 승리만큼이나 귀중한 승리였다. 큰 장애를 딛고 얻은 결실이기 때문이다. 
홍상삼은 경기후 "기분이 좋다. 던질 때는 승리를 생각하지 않았다. 끝내고 승리의 기분이 느껴졌다. 팀 연패를 끊어서 더욱 의미가 있다. 내가 위태위태했지만 (박)준표가 막아주었다. 준표가 뒤에 있어 믿고 던졌다. 좋은 결과로 이어져 좋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윌리엄스 감독은 자체 6월 MVP로 투수 부문에서 홍상삼을 지명했다. "감독님이 많이 생각해주셨다. 편하게 해주셔서 자신감이 생긴다.  (서재응 코치는) 항상 마운드에 올라오시면 '홈런을 맞거나 폭투를 해도 괜챃다. 너의 볼만 자신있게 던지라'고 한다. 폭투 나와도 자신감 있개 상대를 상대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홍상삼은 최근 9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주자를 내보내고도 홈인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 그는 "운이 계속 좋다. 운이 실력이 될 때까지 열심히 노력하겠다. 직구보다는 변화구를 많이 던지고 있다. 상대가 직구를 많이 노리는 것 같다. 변화구는 컨트롤이 잘 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감독님과 코치님에 나에게 중책을 맡기기라고는 생각 못했다. 1군에 올라올 때는 점수 차가 클때 나가 길게 던지는 것을 원했다. 지금은 주자가 있을 때 믿고 내보내주신다. 나를 믿는 만큼 자신감이 생긴다. 주자가 있으면 더욱 집중력이 잘 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KIA에 올 때 욕심이 없었다. 1군에만 살아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1군에서 덭질 것이라고 생각 못했다. 가족과 떨어져 있는데 와이프에게 요즘 잘나간다고 농담을 하니 '건방떨지 말고 자만하지 말라'고 말했다.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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