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되는 것에 빠져있지마” 플렉센 일으킨 알칸타라의 조언 [오!쎈 부산]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0.07.11 06: 02

KBO리그 같은 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외국인 선수들은 동료이자 선의의 경쟁자이다. 서로가 비교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숱하게 만들어진다. 하지만 두산 라울 알칸타라와 크리스 플렉센은 KBO리그 선후배의 경험을 공유하며 발전해나가고 있다.
플렉센은 지난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93구 3피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 역투를 펼쳤다. 이로써 플렉센은 최근 4경기 1승 3패 평균자책점 7,58의 부진을 벗어났다.
가장 최근 등판이던 지난 4일 잠실 한화전에서는 4이닝 9피안타 2볼넷 1탈삼진 6실점으로 올 시즌 최다 실점 경기를 기록했다. 시즌 초반과 달리 압도적인 구위, 제구를 전혀 선보이지 못하고 있었던 플렉센의 최근 모습이었다. 동료 외국인 투수 라울 알칸타라가 최근 4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 행진을 펼치는 모습에 비교되기 싫었던 욕심,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화근이 되는 듯 했다. 

두산 선발 플렉센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 dreamer@osen.co.kr

그러나 이날 부진을 탈출하는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도 알칸타라의 조언들이었다. 선의의 경쟁 이전에 동료애가 먼저 발휘됐다. 알칸타라도 두산 유니폼을 처음 있었지만 플렉센과 차이라면 1년 먼저 KBO리그를 경험했다는 점. 알칸타라는 지난해 KT 소속으로 활약했지만 재계약에 실패했고 두산으로 건너와 날개를 펼치고 있다. 
알칸타라는 지난해 KT에서 27경기 11승11패 평균자책점 4.01의 기록을 남겼다. 하지만 150km 후반대의 강속구에도 부족한 결정구 등의 문제로 완벽하게 상대를 압도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며 재계약에 실패했다. 하지만 올해 알칸타라는 결정구 문제를 확실하게 보완, 리그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으로 거듭난 상태다.
한국 무대 경험을 통해 발전하는 과정을 몸소 증명하고 있는 알칸타라의 존재는 한동안 부진으로 풀이 죽어있었던 플렉센에게는 위안이 됐다. 알칸타라도 거리낌 없이 자신의 경험을 공유했다. ‘KBO리그 1년 선배’임을 자처하며 플렉센을 다시 일으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
플렉센은 알칸타라와 많은 시간을 보냈다는 점을 언급하며 “내가 힘들 때 선배 역할을 자처했다. 밥도 같이 먹고 얘기를 많이 나눴다”면서 “타자를 분석하고 무엇이 문제인지를 고민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본인의 문제가 무엇인지 너무 깊게 생각하면 거기서 빠져나오기 힘들다. 안 되는 것에 너무 빠져 있지 마라고 조언을 해줬다. 멘탈적인 부분들에 대해서 조언이 많았다”고 알칸타라의 조언을 설명했다.
결국 이러한 알칸타라의 속깊은 조언을 플렉센도 받아들였고, 자신의 본 모습을 되찾았다. 이날 8경기 만에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 피칭을 보여주며 반등의 모멘텀을 마련했다. /jhrae@osen.co.kr
두산 베어스의 2020 스프링캠프가 11일(한국시간) 호주 빅토리아주 질롱 베이스볼 센터에서 진행됐다.두산 프렉센과 알칸타라가 러닝을 하고 있다.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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