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선배 꼭 잡고 싶었다" 한화 불펜 '강심장' 강재민 [오!쎈 대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0.07.12 09: 02

“이대호 선배를 꼭 잡아보고 싶었다”. 
한화 신인 사이드암 투수 강재민(23)은 지난달 10일 사직 롯데전에서 7회말 1사 1루에서 구원등판한며 프로 데뷔전을 가졌다. 꿈에 그리던 1군 마운드, 처음 만난 타자는 이대호였다. 2-12로 뒤져 승부가 기울었지만 신인 투수에겐 부담스런 상황. 하지만 단국대 시절부터 승부처에 강한 면모로 '강심장'이라고 불린 강재민은 이대호도 크게 두렵지 않았다. 
1~3구 연속 볼을 던지며 불리한 카운트에 몰렸지만 4구째 패스트볼로 헛스윙을 뺏은 뒤 슬라이더를 스트라이크존에 집어 넣어 풀카운트를 만들었다. 이어 6구째 바깥쪽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뺏어내며 프로 데뷔 첫 아웃카운트를 이대호에게 뽑아냈다. 

6회초 1사 1, 2루 상황 롯데 안치홍을 병살타로 이끌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친 한화 투수 강재민이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 dreamer@osen.co.kr

롯데 연고였던 경남 마산 출신인 강재민은 “프로에서 가장 상대해보고 싶은 타자가 이대호 선배님이었다. 국가대표 4번타자이고, 대한민국 최고의 타자이시다. 꼭 한 번 이겨보고 싶었는데 마침 데뷔전 첫 상대였다. 삼진 잡았을 때는 얼떨떨했다. 나중에 영상으로 보니 정말 기뻤다”고 짜릿했던 첫 등판, 첫 삼진을 되돌아봤다. 
첫 단추를 잘 꿴 강재민은 이후 2군에 한 번 다녀오긴 했지만 1군 7경기에서 홀드 1개를 거두며 9이닝 3피안타 3볼넷 13탈삼진 1실점, 무자책점 행진 중이다. 사이드암으로는 비교적 빠른 평균 141km 패스트볼에 날카로운 슬라이더가 주무기. 
6회초 무사 1, 2루 상황 마운드에 오른 한화 투수 강재민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 dreamer@osen.co.kr
지난 7일 대전 롯데전에선 6회 무사 1,2루에서 구원등판, 김재유를 삼진 잡은 뒤 안치홍을 병살타로 유도하며 데뷔 첫 홀드까지 올렸다. 강재민은 “중요한 상황에 올라간다는 것 자체가 기쁘다. 팀이 안 좋은 상황에서 이기는 데 도움이 된 것이 좋았다”며 “아직 배울 게 많다. 경기 수가 많지 않다. 상대 타자들이 분석하고 들어올 때를 준비해야 한다. 보완해야 할 부분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퓨처스 팀에서부터 강재민을 쭉 지켜본 최원호 한화 감독대행은 “생각한 것보다 잘하고 있다. 타이트한 상황에서도 쓸 수 있을 것 같다”며 “사사구 비율이 매우 낮다. 제구가 뛰어나고, 승부를 빠르게 들어가는 투수라 마운드에 있는 동안 볼넷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호평했다. 
강재민은 “어릴 때부터 스피드보다 제구를 우선적으로 생각했다. 캐치볼 할 때부터 제구에 집중한다. 마운드에서 불리한 상황이 될수록 공격적인 피칭을 하는 게 도움이 되는 것 같다”며 “항상 마운드 위에서 자신감 있고, 공격적인 선수로 팬들에 기억되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8회말 한화 강재민이 역투하고 있다. /youngrae@osen.co.kr
현재까지 1자책점도 허용하지 않은 강재민은 “투수가 점수를 안 주면 좋지만 계속 안 줄 순 없다. (무자책점) 의식하지 않고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며 “올해 1군 데뷔가 목표였다. 아직 확실한 보직이 있는 게 아니니 하루하루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다. 자신감 있게 공격적인 피칭을 하겠다”고 신인다운 패기를 보였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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