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항목에서 기준 미달이다. 기대 이하의 모습들로 실망만 커지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아드리안 샘슨이 여전히 반등을 못하고 있다. 샘슨의 부진은 롯데 반등의 걸림돌이기도 하다.
샘슨은 지난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4⅓이닝 11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8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시즌 6패 째, 그리고 평균자책점은 6.50으로 다시 상승했다.
과연 무엇이 본모습인지 가늠할 수 없는 샘슨의 현재다. 2019년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활약하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1년 만에 KBO리그에서 고전하는 투수가 됐다. 부친상 등 개인사가 있었고 자가격리 조치도 수행해야 하는 등 시즌 시작이 늦어따. 그러나 그 개인사의 여파를 현재 논하기에는 시간이 많이 지났다.

그의 장기인 싱커는 무브먼트를 찾을 수 없는 밋밋한 패스트볼이 됐고, 구속도 메이저리그 시절에 전혀 못 미치고 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할 당시 샘슨의 싱커 평균 구속은 약 148.9km(92.5마일)였다. 그러나 현재 샘슨의 싱커 평균 구속은 144.8km에 불과하다. 지난해보다 평균 구속이 약 4km가 떨어진 가운데 무브먼트조차 없으니 주무기는 경쟁력이 사라졌다.
여기에 제구 역시 꾸준히 높은 코스로 형성되면서 타자들의 먹잇감이 되고 있다. 피안타율 3할4푼2리, 피OPS 0.842다. 피홈런은 5개이고 피장타율이 0.500이다. 샘슨을 상대한 타자들은 이대호 수준의 장타력(0.502)을 갖고 있는 타자로 둔갑시켰다. 당연히 이닝 당 출루 허용도 1.77에 달한다. 9이닝 당 볼넷은 2.56개로 준수하지만 대신 장타 허용으로 수치를 높였다.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나지 않는 제구력은 으뜸이지만, 스트라이크 존 안의 공들은 모두 통타 당하고 있다고 해석해도 무방하다.
무엇보다 이닝을 거듭할수록 맞아나가는 빈도가 잦아진다는 점이 샘슨의 큰 문제다. 체력적인 부분과 관련이 있다고 봐야 한다. 결국 이닝 소화력은 줄어들고 불펜진에 부담이 커진다. 3회까지는 준수한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 1~3회까지 피안타율 2할6푼9리, 피OPS 0.636으로 준수하다. 4회까지도 피안타율 2할5푼8리, 피OPS 0.716으로 괜찮은 편. 하지만 5회 이후 샘슨은 평균 이하의 투수로 전락한다. 5회 피안타율 5할 피OPS는 1.287까지 치솟는다. 5개의 피홈런 가운데 3개를 5회에 허용했다. 6회 이후 피안타율 4할4푼4리 피OPS 1.111로 역시 높다.
지난 15일 LG전은 올 시즌 샘슨의 모습을 담은 축소판이었다. 3회까지는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선보였다. 4회에 2실점 했지만 4이닝 2실점으로 준수한 기록을 유지했다. 하지만 5회, 상대의 노림수를 이겨내지 못했다. 2-2로 맞선 5회초 이천웅, 오지환에 연속 안타를 얻어맞아 무사 1,3루 위기에 몰렸고 김현수에게 스리런 홈런을 얻어맞았다. 샘슨은 걷잡을 수 없이 흔들렸고 실점은 8실점까지 늘어났다. 올 시즌 최다 피안타, 최다 실점 경기의 불명예 기록을 쌓았다.
싱커,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구사하는데 구종 간의 구속 차도 많이 없는 편이고, 싱커 구속이 살아나지 않는 가운데 다른 변화구도 위력이 반감되고 있다. 단조로운 구종 덕분에 위기 상황을 헤쳐나가는 운영의 묘도 슬기롭지 못한 편이다. 결국 스스로 제풀에 쓰러지는 경우가 반복되고 있다.
댄 스트레일리가 선발진 한 축을 튼튼하게 지탱하고 있지만 함께 선발진을 이끌어야 하는 샘슨의 부진은 선발진과 불펜진 전체를 흔들리게 만들고 있다. 외국인 원투펀치의 한 축이 무너진 상황에서 팀의 반등도 요원하다. 여름 이후 반등을 노리고 있는 롯데의 입장에서는 샘슨의 부진이 걸림돌이다.
메이저리거의 커리어를 존중하기 보다 이제는 어떻게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재조정 기간도 필요할 수 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대체 외국인 선수 수급도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샘슨을 어떻게든 살려서 함께 가야 하는 것이 롯데의 현실이다. 과연 샘슨의 반등은 언제쯤 이뤄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