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 한화에서 뛰었다니, 몰랐다.”
한화 새 외국인 타자 브랜든 반즈(34)는 3년 전부터 한국 야구에 관심을 보였다. 30대가 된 이후 메이저리그에서 입지가 줄었고, 새로운 무대에 도전을 하고 싶었다. 평소 흥이 넘치는 반즈는 배트 플립을 비롯해 한국 야구의 즐기는 문화에도 매료됐다.
지난달 한화가 제라드 호잉의 대체 선수로 반즈를 접촉했고, 총액 20만 달러에 일사천리로 계약이 완료됐다. 메이저리그 6시즌, 484경기 커리어에 비해 헐값에 가까운 몸값이지만 3년 전부터 한국행을 원한 반즈에겐 협상 줄다리기를 할 겨를도 없었다.
![[사진] 한화 이글스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0/07/17/202007170138773406_5f1084b6f180e.jpg)
지난 2일 입국 후 충북 옥천군에서 2주 자가격리를 마치고 16일 서산 퓨처스 팀에 전격 합류한 반즈는 “굉장히 오랜만에 밖에 나왔다. 14일이 길게 느껴졌다. 드디어 야구를 할 수 있게 돼 흥분된다”며 “3년 전부터 새로운 곳에서 다른 스타일의 야구를 경험해보고 싶었다. 한국에 관심이 있었고, 잘할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도 있다”고 말했다.

반즈는 콜로라도 로키스 시절인 지난 2014년 4월28일(한국시간) LA 다저스전에서 ‘한화 출신 빅리거’ 류현진(토론토)에게 결승타 포함 2안타를 치며 패전을 안긴 선수이기도 하다. 반즈는 “류현진은 좋은 투수다. 특히 체인지업이 뛰어났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류현진이 한화에서 뛰었던 것은 몰랐다”는 말로 색다른 인연에 웃어보였다.
메이저리그 시절 반즈는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타격보다 외야 수비가 출중한 선수로 평가받았다. 그는 “수비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며 자부심을 드러낸 뒤 “지난해부터 파워를 살리기 위해 스윙에 약간 변화를 줬다. 땅볼 대신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센터 쪽으로 보내는 연습을 꾸준히 하다 보니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트리플A에서 첫 30홈런 시즌을 보내며 장타에 눈을 떴다.
야구뿐만 아니라 강렬한 외모로도 눈길을 끈다. 단단한 근육질 몸매로 팔과 다리에 화려한 문신이 새겨져 있다. 그림 그리기가 취미인 반즈는 “어릴 때부터 아트에 관심이 많았다”고 했다. 야구할 때도 다이내믹하게 움직이며 흥을 불어넣는 스타일이다. 반즈는 “활기찬 플레이로 팀에 에너지를 주고 싶다. 개인 기록보다 팀 승리에 보탬이 되고 싶다”며 “한국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들에게 배트 플립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나도 기회가 생긴다면 멋진 배트 플립을 시도해보겠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사진] 한화 이글스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0/07/17/202007170138773406_5f1084b785083.jpg)
지난 2월 신시내티 레즈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뒤 시범경기에서 9경기를 뛴 반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발목을 잡혔다. 4개월가량 야구를 쉬었고, 16일 SK 2군과 퓨처스리그 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모처럼 그라운드를 누볐다. 팀 합류 첫 날이라 4타석을 소화하고 빠질 예정이었지만 본인이 경기 끝까지 뛰길 원했다.
5타석에 나선 반즈는 안타를 치지 못했지만 볼넷 1개를 골라내며 희생플라이로 타점도 올렸다. 5타석에서 총 31구의 공을 바라보며 실전 감각을 익히는 데 주력했다. 이날 서산구장을 직접 찾아 반즈를 격려한 정민철 한화 단장은 “채소, 단백질 위주로 식단 관리도 철저하게 한다고 한다. 몸 상태가 좋아 보인다”며 “첫 실전인데도 공을 보는 자세가 좋다. 붙임성도 좋아 선수들과도 잘 어울리는 것 같다”고 적극적인 자세를 칭찬했다.
반즈는 “야구를 하고 싶었다. 야구를 안 한 지 오래 됐고, 뛸 수 있는 기회를 빨리 잡고 싶었다”고 간절함을 드러냈다. 2주 자가격리 기간 훈련 파트너가 되어주며 요리까지 책임진 김희준 한화 운영팀 대리는 “야구를 너무나도 사랑하는 선수”라고 반즈를 표현했다. 야구가 너무 고픈 반즈는 “하루빨리 팬들을 만나 좋은 모습 보여주고 싶다”며 1군 데뷔를 학수고대했다. /waw@osen.co.kr
![[사진] 한화 이글스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0/07/17/202007170138773406_5f1084b7d1592.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