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뭐가 올 지 살짝 궁금해진다".
맷 윌리엄스 KIA 타이거즈 감독의 와인 교류가 정겨운 풍경을 빚고 있다. 윌리엄스 감독은 KBO 입성 신고식으로 상대 감독에게 와인을 선물하고 있다. 이제는 한국 특유의 답례 문화까지 겹쳤다. 국내 감독들도 빈손으로 받을 수 없다며 마음을 담은 선물을 준비했다. 이제는 이것이 더 궁금증을 낳고 있다.
윌리엄스 감독은 지난 17일 두산 베어스와의 광주경기에 앞서 김태형 감독의 방문을 맏고 와인을 선물했다. 김태형 감독의 이름이 박힌 나무상자로 곱게 포장한 와인이었다. KBO 감독으로는 6번째로 선물을 받았다. 이제 병상의 염경엽 SK 감독, 류중일 LG 감독, 허문회 롯데 감독만 남았다.

윌리엄스 감독은 "다른 국가, 다른 언어를 쓰지만 모두 함께 하는 일이 비슷한 조직과 그룹이다. 한국이든 미국이든 같은 야구를 한다는 의미였다. 새로 왔는데 나를 잘 받아주어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승부를 겨루는 적이지만 크게는 KBO 리그라는 한 배를 탄 공동체라는 것이다.
계기는 류중일 감독이었다. 광주에 원정을 오자마자 불쑥 "KIA 감독님 어디 계시노?"라며 찾아갔다. 그 자리에서 "한국은 학교 선후배들도 많고 3연전 첫 날 인사를 한다. 경기 전 차를 한 잔 마시면서 교류를 하고 있다"고 일종의 신입 교육을 했다. 깊은 인상을 받은 윌리엄스는 신고식 겸으로 와인을 준비했다.
그런데 최원호 한화 감독대행, 이동욱 NC 감독에 이어 세 번째로 받은 이강철 감독부터 국면이 전환되기 시작했다. '수원 왕갈비'를 답례품으로 준비한 것이다. 손혁 키움 감독은 '소곡주', 허삼영 삼성 감독은 '감 와인'을 답례했다. 그리고 이날 김태형 감독의 손에는 '우승 기념주'가 들려 있었다.
윌리엄스 감독도 놀랍고 고맙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는 "다른 감독들이 점점 더 좋은 선물을 해주신다. 난 단지 와인을 준비했을 뿐인데.... 또 답례를 준비해야 되나"라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어 "수원 왕갈비는 맛이 좋았다. 나도 솔직히 (상대 감독들에게서)뭐가 올 지 살짝 궁금해진다"며 크게 웃었다. 윌리엄스 감독이 한국의 정(情) 문화에 흠뻑 빠져들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