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진과 추격조 자리에서 불안한 투구가 이어지고 있다. 별 다른 인원 변동 없이 이어지고 있는 롯데 불펜이지만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롯데는 최근 3경기 34실점을 허용했다. 선발진이 3경기 연속 무너진 것에 더해 뒤이어 나온 추격조 성격의 투수들이 상대 타선을 억제하지 못했다. 선발진은 댄 스트레일리, 불펜진은 구승민, 박진형의 필승조와 마무리 김원중을 제외하면 그리 위력적이지 않다.
일단 외국인 선수 아드리안 샘슨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두고 있다. 평균자책점 6.50, 피안타율 3할4푼2리의 기록은 난타 당하는 샘슨의 현주소다. 지난 4일 휴식 차원의 엔트리 말소 이전까지 토종 에이스였던 서준원은 최근 2경기에서 모두 부진했다. 지난 17일 대구 삼성전 3이닝 7피안타 2볼넷 3탈삼진 5실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최소 이닝 소화였다. 3.71까지 내려갔던 평균자책점은 어느새 4.82까지 치솟았다. 베테랑 장원삼은 기대 이상으로 버티는 모양새였지만 경기 초반과 후반, 차이가 극심하다.

선발진은 일단 손목 부상에서 회복한 노경은이 복귀를 준비하고 있기에 그나마 상황이 낫다. 다만, 샘슨의 재조정도 필요한 시점이지만 아직은 고려하고 있지 않은 듯 하다. 선발진 안정화를 위해서는 다양한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
추격조의 부진은 롯데의 연이은 선발진 조기 강판 상황 속에서 도드라지고 있는 문제 중 하나다. 김대우, 송승준 정도가 추격조 자리에서 그나마 믿을 수 있는 선수들. 하지만 김대우는 발목부상, 송승준은 휴식 차원에서 말소됐다.
하지만 그 외의 추격조 성격의 투수들의 부진은 아쉽다. 허문회 감독은 불펜진을 필승조, 추격조로 좀 더 확실하게 구분짓는 투수 운용을 펼치고 한다. 하지만 추격조로 분류될 수 있는 투수들이 믿음을 심어주는 상황은 아니다.
박시영은 28경기 1승1패 1홀드 평균자책점 9.41을 기록 중이다. 우투수지만 좌타자를 상대할 수 있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역스플릿’ 유형의 선수다.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 1할9푼1리(47타수 9피안타) 피OPS 0.529를 기록하며 활용도를 극대화 하려고 하지만 제구 난조가 발목을 잡고 있다. 16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동안 17개의 볼넷을 내주고 있다. 좌타자 상대로도 9삼진, 9볼넷이다. 지난 17일 대구 삼성전 1⅓이닝 2피안타(1피홈런) 3실점으로 부진했다.
진명호 역시 부진한 상황. 22경기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9.56(16이닝 17자책점)이다. 역시 제구력이 문제. 17탈삼진에 16볼넷을 기록하고 있다. 이닝 당 1볼넷, 이닝 당 1실점 이상 씩을 기록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 2년 연속 60경기, 60이닝 이상을 소화하면서 구위 저하와 피로가 쌓인 것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허문회 감독은 여전히 이들에 대한 믿음을 보여주고 있다. 박시영은 아직 엔트리에서 한 번도 제외되지 않았고, 진명호는 한 차례 1군에서 제외된 바 있다. 믿음도 중요하지만 변화도 때에 따라서 필요하다.
정태승, 강동호, 김유영, 그리고 신인 박명현, 최준용 등이 번갈아가면서 1군에 올라오고 있지만 이들의 역할은 제한적이다. 젊고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보여준 투수들의 활용도를 극대화 하고 선의의 경쟁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필요하다. 5할 문턱에 있지만 거듭해서 5할 승부에 실패하고 있는 롯데의 입장에서는 변화를 통해 추진력을 얻는 방법도 고려해봐야 한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