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준은 웃었고, 김기훈은 울었다.
1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는 대체 선발 데이였다. 선발들이 자리를 비우며 두산 최원준과 KIA 김기훈이 선발마운드에 올랐다. 비슷하게 던졌지만 위기에서 무너지지 않았고, 타선 지원을 받은 최원준의 완승이었다. 두산이 6-0 완승을 거두었다.
최원준은 매회 위기를 부르고도 잘 헤쳐나갔다. 1회말 1사후 터커 볼넷, 최형우 안타를 내주고 1사 1,3루에 몰렸다. 그러나 유민상을 2루 병살로 유도했다. 2회도 김민식과 오선우에게 연속안타를 맞았으나 후속 세 타자를 모두 외야 뜬공으로 유도하고 위기를 넘겼다.

3회도 선두타자 이창진에게 우전안타를 맞고도 후속타자를 제압했다. 4회는 2사후 오선우 볼넷, 나주환 우전안타를 내주고 다시 실점위기를 불렀으나 박찬호를 2루 뜬공으로 처리했다. 5회 처음으로 삼자범퇴로 막았다. 타선이 4점을 뽑아준 덕택에 힘도 받았다. 개인 최다 87구를 던졌다. 시즌 3승이자, 두 번째 선발승이었다.
KIA 김기훈도 경쟁력을 보였다. 성적은 4⅓이닝 4피안타 2사사구 3실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3회까지 무실점으로 막는 등 위력적인 구위를 보였다. 그러나 두 번의 위기를 제대로 막지 못했다. 4회 선두타자 페르난데스를 볼넷으로 내보낸 것이 화근이었다. 오재일에게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맞았고 희생플라이 2개로 두점을 내주었다.
5회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박세혁의 몸을 맞혔다. 1사 2루에서 고졸루키 정해영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정해영이 빗맞은 안타와 2타점 2루타를 맞는 바람에 실점이 3점으로 불어났다. 결국 두 개의 선두타자 사사구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고 볼 수 있다. 분명한 숙제였다.
위기에서 엇갈렸지만 타선 지원도 두 선수의 희비를 갈랐다. 두산 타자들은 4회와 5회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반면 KIA는 4회까지 네 번의 찬스에서 모두 후속 타자들이 침묵에 빠져 김기훈의 어깨에 힘을 불어넣지 못했다. 결국 영봉패를 당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