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가을야구가 눈에 보인다. 이닝 소화는 언제든지다. 던지라고 하면 던질 것이다.”
뒤늦게 첫 승을 거둔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투수 벤 라이블리의 투쟁심이 넘쳐나고 있다. 뒤늦게 전열에 완전히 합류한만큼 외국인 투수에게 팀이 기대했던 그 역할을 다시금 해낼 수 있게 마음가짐을 다잡고 있다.
라이블리는 지난 18일 대구 롯데전 선발 등판해 5이닝 77구 5피안타 2볼넷 2탈삼진 2실점 역투를 펼치며 올 시즌 첫 승을 수확했다. 팀의 5-2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 삼성 라이온즈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0/07/19/202007190108772717_5f1320115fdfb.jpg)
라이블리에게 시즌 초반은 팀에나, 선수 개인에게나 썩 기억하고 싶지 않은 시간이다. 라이블리는 첫 4경기에서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5.40에 그치고 있었다. 5월 17일 수원 KT전에서 강습 타구에 투구를 하는 오른손을 갖다 대면서 조기 강판을 당했다. 그리고 22일 대구 두산전에서는 아웃카운트 1개만 처리하고 옆구리 근육 파열 부상을 당했다. 약 두 달 간의 전열 이탈로 이어졌다.
라이블리가 없는 사이에 팀은 세간의 평가를 뒤집으며 5할 이상의 승률을 유지하고 있고, 치열한 5강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라이블리가 엔트리에서 말소되어 있는 기간 팀은 47경기 28승19패 승률 5할9푼6리로 이 기간 성적 2위에 해당하는 상승세를 탔다. 같은 기간 1위 NC(28승16패 2무)와 같은 승수를 올렸다. 무승부 차이에서 이 기간 승률 1위 자리를 놓쳤다. 현재 리그 2위 싸움을 펼치고 있는 키움, 두산보다도 더 좋은 성적이다. 그만큼 삼성은 탄탄한 전력을 만들면서 에이스 라이블리 없는 시기를 슬기롭게 보냈다.
라이블리 스스로도 조급할 수밖에 없는 상황. 같은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도 제 몫을 해주고 있는 상황에서 라이블리만 소외가 되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팀원 모두가 알고 있다. 라이블리가 돌아온다면 더더욱 팀에 추진력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라이블리도 복귀를 고대하면서 팀에 보탬이 되겠다는 각오를 굳게 다졌다.
라이블리는 “긴 재활을 열심히 했고 빨리 돌아오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나 스스로 재활 기간이 길게 느껴졌다”면서 “그래도 재활은 확실하게 해야 하니 열심히 해고 많이 나아진 상태로 돌아와서 기쁘다”고 말했다.
라이블리도 자신이 없는 사이에 팀이 상승세를 타고, 5강 경쟁을 치열하게 펼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라이블리도 하루빨리 팀에 보탬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컸다. 그는 “팀이 잘 나가고 있어서 더 빨리 돌아오고 싶으 마음이 있었다. 더 빨리 돌아와서 팀에 보탬이 되고 싶었다”고 밝혔다.
시즌을 앞두고 허삼영 감독은 라이블리와 뷰캐넌에게 미션을 부여했다. ’25경기-170이닝 이상’이라는 목표치를 두 선수에게 기대했다. 뷰캐넌은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면서 12경기 77⅔이닝 8승3패 평균자책점 3.48, 퀄리티 스타트 8회로 에이스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뷰캐넌은 허 감독의 목표치에 충분히 도달할 수 있다.
그러나 라이블리는 두 달의 공백이 있었기에 그 목표치를 충당하기 힘든 여건이다. 하지만 뒤늦게 돌아왔고 재활 기간 동안 어깨를 보호하면서 체력을 비축한만큼 의지를 다지고 있다. 그는 “이닝을 최대한 많이 소화하고 싶다. 팀이 던지라고 하면 던질 수도 있다”며 다시 한 번 의욕을 보였다.
라이블리가 정상궤도로 돌아오고 있기에, 이제 삼성은 현재 성적 이상을 바라볼 수도 있다. 라이블리가 없이 이룬 성적인데, 라이블리가 돌아왔기에 그 이상을 목표로 두는 것은 당연하다. 뷰캐넌, 라이블리의 원투펀치가 사실상 거의 처음으로 정상 가동되는 상황. 라이블리는 “뷰캐넌은 동료 선수가 친구다. 잘하니까 나도 욕심이 난다”면서 “가을야구가 보이는 상황이다. 가을야구를 위해서 더 잘하고 싶다”고 말하며 다시 한 번 팀을 위해 투쟁심을 발휘할 것을 힘주어 말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