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댄 스트레일리가 1회 난조를 극복하고 경이적인 투구수 관리 능력을 과시하며 6이닝을 98개의 공으로 버텼다. 개인 3연승이 따라왔다.
스트레일리는 19일 대구-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98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6탈삼진 1실점 역투를 펼치면서 팀의 2-1, 신승을 이끌었다. 개인 3연승을 달리며 4승 째를 수확했다.
현재 리그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인 스트레일리는 이날 경기 초반이 다소 험난했다. 본인의 난조도 있었지만 삼성 타선이 1회부터 끈질기게 물고늘어지면서 스트레일리의 투구수를 늘렸다. 1회말 선두타자 김상수를 삼진으로 잡아내긴 했지만 9개의 공을 던진 뒤였다. 후속 김지찬과의 승부에서는 7구까지 가면서 볼넷을 허용했고, 구자욱과의 승부에서도 6구 째에 우전 안타를 허용해 1사 1,3루 위기를 자초했다.

경기 초반이었지만 양 팀의 집중력은 최고조였다. 실점 위기에서 스트레일리는 이성곤의 연이은 커트 신공으로 10구까지 가는 승부를 펼쳤지만 결국 145km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며 한숨을 돌렸다. 그리고 이학주를 5구 만에 1루수 땅볼로 유도해 실점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1회 투구수는 37개에 달했다. 이닝 당 투구수 15.8개의 스트레일리였지만 1회 이미 2이닝 이상을 투구한 꼴이었다.
에이스의 이닝 소화력을 기대했기에 1회 투구수가 경기 중후반 롯데의 투수 운영을 곤란하게 만들 수도 있었다. 그러나 스트레일리는 1회 이후 철저하게 집중했고 공격적으로 파고들면서 투구수 관리를 타이트하게 펼쳤다.
2회 2사 후 강민호, 박승규에게 연속안타를 허용하면서 위기를 자초하는 듯 했지만 중견수 김재유, 유격수 마차도의 깔끔한 중계 플레이로 1루에서 오버런 한 타자 주자 박승규를 아웃시켜 이닝을 종료시킨 것도 한 몫했다.
3회부터는 스트레일리의 시간이었다. 2회 수비의 도움으로 투구수를 9개로 끊었고 3회 9개, 4회 13개, 5회 13개의 공만 던지며 삼성 타자들을 지워나갔다. 경기 중후반을 도모할 수 있게끔 스트레일리가 책임감 넘치는 피칭을 선보이며 경기를 주도했다. 6회 2사까지 11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하며 경기를 지배했다.
그러나 6회 2사 후 구자욱과 다소 신중한 승부를 펼친 끝에 3볼 1스트라이크 카운트에서 우월 솔로포를 얻어 맞으며 첫 실점을 허용한 것이 스트레일리 입장에선 아쉬운 대목이었다. 6회에는 1회 이후 가장 많은 17개의 공을 던졌다.
끝맺음이 다소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6회까지 버티면서 기록한 투구수는 98개였다. 1회 37개를 제외하면 나머지 5이닝은 61개만 던지고 마무리 지은 셈이다. 스트레일리가 1회 난조를 극복하고 기대 이상으로 버텨준 덕분에 롯데는 접전의 경기에서 필승조만으로 투수 운영을 펼칠 수 있었고, 1점 차 신승을 이끌어냈다.
경기 후 스트레일리는 "1회에 공이 많았지만 지금까지 많이 겪어봤던 상황인 만큼 준비한 대로 던지는 데 집중했다. 어릴 적의 나였으면 당황했을 수도 있다. 경험이 참 중요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로테이션 휴식일은 나에게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 나는 감독님이 부를 때면 언제든 마운드에 올라갈 준비가 돼있고, 이게 선발로서 아주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며 4일 휴식 후 등판에 대해서 언급했다.
아울러 불운을 끝내고 연승을 달리게 된 스트레일리다. 이날 역시 경기 전 커피를 선수단에게 돌리며 '연승 루틴'을 이어갔고, 다시 승리를 거머쥐었다.
그는 "최근 3연승을 해서 기분이 매우 좋다. 이 기운을 쭉 이어가고 싶다. 잘 될 때나 안 될 때나 야구를 즐기려 하고 있다. 경험상 너무 진지하게 하고, 잘 안 될 때 화를 내는 것 보다, 웃으며 즐길 때가 결과적으로도 좋았다"고 강조했다./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