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점 뒤에는 상승 기류였다. 정수빈(30・두산)이 방망이를 조금씩 달구기 시작했다.
정수빈은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치른 6경기에서 타율 4할(20타수 8안타) 1홈런 3볼넷 9득점 3타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정수빈은 타격감은 썩 좋지 않았다. 5월과 6월 기록한 월간 타율은 2할 중반 대. 6월까지 정수빈의 타율은 2할6푼3리에 머물렀다.

6월 말부터 7월 초의 타격감은 더욱 좋지 않았다. 6월 26일부터 7월 7일까지 치른 10경기에서는 8푼(25타수 2안타)에 그쳤다.
여론은 싸늘했다. 타선에서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는 탓에 라인업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러나 김태형 감독은 꾸준히 정수빈을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도록 했다. 대신 9번 타자로 내렸다.
비록 안타를 치지는 못했지만, 넓은 수비 범위로 상대의 안타를 지워냈고, 작전 수행 능력도 무시할 수 없었다. 김태형 감독은 “안타는 치지 못해도 정수빈이 수비에서 투수들에게 주는 안정감은 남다르다. 안타 하나를 못쳐도 상대의 안타를 막아내면서 더 큰 기여를 한다”라며 정수빈의 숨은 가치를 인정했다.
타격 외 가치가 있다고 해도 부진이 길어진다면 마냥 라인업에 둘 수 없는 상황. 그러나 정수빈은 다시 한 번 타격감을 살려내며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 14일 SK전에서 홈런 포함 3안타를 때려내며 기분 좋게 한 주를 시작한 정수빈은 15일과 16일에도 안타를 치며 분위기를 이었다. 17일에는 출루에 성공하지 못했지만 18일에는 다시 멀티 출루를 했다. 19일 멀티히트로 타격감을 깨우면서 한 주를 마감했다.
하위타선에서 힘을 낸 정수빈의 활약과 더불어 상위타선에서 박건우, 허경민 1990년 생 '동갑내기'들이 함께 힘을 내면서 두산의 득점력은 한껏 강해졌다. 두산은 기분 좋게 4승 2패로 한 주를 마치며 5.5경기 차 앞서 있는 NC 다이노스와의 선두 경쟁에서 다시 한 번 힘을 내기 시작했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