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트실패→결승 1타점 3루타’ 지옥과 천당 오간 정수빈 [오!쎈 잠실]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20.07.22 00: 01

두산 베어스 정수빈(30)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데 성공했다.
정수빈은 2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 9번 중견수로 선발출전해 3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는 양 팀 에이스 알칸타라와 요키시가 선발투수로 나선 경기답게 중반까지 팽팽한 투수전으로 흐름이 이어졌다. 두산과 키움 타선 모두 별다른 찬스를 잡지 못하면서 6회초까지 0-0 무득점 경기가 계속됐다.

6회말 무사 1루 두산 정수빈이 선취 우전 1타점 적시 3루타를 때려낸 뒤 기뻐하고 있다. /cej@osen.co.kr

그러던 중 6회말 요키시의 견고한 투구에 금이가기 시작했다. 선두타자 오재원에게 안타를 맞아 무사 1루가 된 것이다. 두산 벤치는 곧바로 득점 찬스를 만들기 위해 정수빈에게 번트를 지시했다.
하지만 정수빈은 스트라이크를 지켜본 이후 번트에 실패하면서 순식간에 2스트라이크에 몰렸다. 여기서 진루타 없이 아웃카운트만 늘어난다면 모처럼 만든 기회가 날아갈 수도 있었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정수빈은 요키시의 3구째 시속 137km 슬라이더를 받아쳐 우익수 오른쪽으로 흘러가는 3루타를 때려냈다. 이 타구에 1루주자 오재원이 홈을 밟으면서 마침내 이날 경기 첫 점수가 나왔다. 
정수빈의 선취점이 나오자 두산 타선은 막힌 혈이 뚫린 것처럼 맹타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박건우의 1타점 적시타, 김재환의 투런홈런, 허경민과 박세혁의 1타점 2루타로 6회에만 6점을 뽑았다. 정수빈이 만약 번트에 성공했다면 오히려 이런 대량 득점은 나오지 않았을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는 정수빈이 번트에 실패한 것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6회 6득점을 승기를 잡은 두산은 6-1로 승리하며 3연승을 달렸다.
정수빈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1구, 2구에서 번트 사인이 나왓는데 초구는 지켜봤고 2구는 번트를 대지못했다. 어떻게든 컨택을 해서 주자를 진루시키자고 마음 먹었는데 실투가 온 덕분에 타점을 올릴 수 있었다. 에이스들이 나온 경기에서 중요한 타점을 올려서 기쁘다"며 소감을 전했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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