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이 구원 투수로 메이저리그 첫 해를 맞이한다.
미국 메이저리그 공식홈페이지 MLB.com은 21일(이하 한국시간) 김광현의 불펜 합류 소식을 전했다. 5선발 경쟁자였던 카를로스 마르티네스가 선발 투수로 최종 낙점됐고, 김광현은 불펜으로 이동하게 됐다.
비록 선발 경쟁에서는 한 걸음 뒤에 섰지만, 마이크 실트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셋업맨이나 마무리투수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용하겠다는 밝혔다.

실트 감독은 “김광현은 좌・우타자 상관없이 적은 볼넷을 내주고 높은 땅볼 유도 능력을 가지고 있다”라며 “좌타자와 우타자를 대비한 공과 공 움직임, 승부처 상황에서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믿음을 보였다.
KBO리그에서 ‘구원 투수’ 김광현의 모습은 어땠을까. 김광현은 KBO리그에서 경력 대부분을 선발 투수로 소화했다. 통산 298경기에 나서며 136승 77패 2홀드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했다.
이 중 구원투수로는 총 22회 나섰지만 2007년 8월 19일 KIA전에서 두 번째 투수로 나와 7이닝 4실점(3자책)의 기록이 있는 등 온전히 구원 투수로 시즌을 치른 적은 없다. 구원투수 성적은 35⅔이닝을 던져 2승 2패 2홀드 평균자책점 3.53. 연투는 한 차례도 없었던 가운데 2일 간격으로 나선 경기는 총 7차례로 7⅓이닝을 던지며 6실점을 했다.
비록 많은 경험은 없지만 '마무리 투수' 김광현은 많은 야구팬들에게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2010년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4-1로 앞선 8회 1사 1,2루에 올라와 1⅔이닝 1실점으로 막아내며 팀 승리를 지켰다. 당시 김광현을 포수 박경완에게 90도 인사를 하면서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8년 뒤인 김광현은 다시 한 번 마무리 투수로 우승 피날레를 장식했다.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 선발로 나와 6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던 김광현은 6차전 5-4로 앞선 연장 13회 올라와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150km를 넘는 강력한 직구를 미트에 꽂아 넣으며 두산 타자들을 꽁꽁 얼렸다. 8년 전에는 고개를 숙였다면 이번에는 야수들을 바라보며 두 팔을 번쩍 올렸다.
김광현에게 뒷문 단속은 낯선 자리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강렬했던 추억을 다시 한 번 소환한다면 메이저리그 첫 페이지는 수월하게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