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팀은 가중 피로도를 통해서 선발과 불펜진을 관리하고 있다. 기준점을 잡아놓고 투수진을 운용하고 있다.”
롯데 허문회 감독은 올 시즌 투수 교체시 ‘가중 피로도’ 개념을 도입해 운용을 하고 있다. 노병오 투수코치, 그리고 윤윤덕 런 프리벤션 코치가 함께 교체 타이밍을 논의한다.
허문회 감독은 “투수들은 스코어링 포지션에 있을 때 평소보다 힘을 더 쓰게 된다. 공의 회전수 등이 떨어져서 맞을 확률이 높더라”면서 “선발은 물론 불펜진 역시 마찬가지다. 3연투를 펼치는 불펜 투수들이 있어도 멀티 이닝 없이 가중 피로도를 계산해서 움직이고 있다. 현 시점에서는 좋은 점이 많다”고 말했다.

최근, 올해 3연투 투수가 가장 많은 팀으로 꼽히자 이러한 이유를 스스로 해명하고 반박했다. 올해 롯데의 3연투는 11번 있었다. 다만, 투구수 관리와 주변 상황들을 철저하게 관리했다고 자신한다. 마무리 김원중, 필승조인 구승민, 박진형 모두 올해 3연투 경험이 있다.
하지만 투수의 어깨는 소모품이다. 많이 쓸수록 동력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관리한다고 하더라도 시간과 사용 횟수가 비례해서 증가하면 과부하를 피할 수 없다. 롯데 필승조도 마찬가지. 연투 관리를 자신하고 있지만 결국 언젠가는 과부하의 위험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그리고 현재 롯데 필승조는 연투 관리만으로 해결을 할 수 없는 상황까지 왔다.
선발, 그리고 필승조 외의 투수들이 분발해야 하는 것이 현재 롯데의 현실이다. 롯데는 현재 댄 스트레일리를 제외하고는 확실하게 한 경기를 책임져 줄 수 있는 선발 자원이 마땅치 않다. 현재 스트레일리는 14경기 88⅔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경기 당 평균 6⅓이닝 꼴이다. 이닝 이터 스트레일리는 불펜진의 부담을 덜 수 있는 확실한 카드다.
하지만 또 다른 외국인 선수 아드리안 샘슨이 부진하다. 6이닝을 버틴 경기가 2경기에 불과하다. 여기에 21일 문학 SK전에서는 부상으로 조기 강판 당했다. 검진 결과에 따라서 장기 이탈도 가능성도 있다. 영건 선발인 박세웅, 서준원 역시 들쑥날쑥하다. 선발진에 자리 잡은 장원삼 역시 한계가 뚜렷하다.
선발진에서 계산이 안 서기에 당연히 불펜진 운영도 언제나 안갯속이다. 필승조가 나서기 전까지 등판하는 투수들이 현 시점에서는 가장 아쉬운 요소. 그나마 필승조에 준하는 이인복(24경기 1승4패 1홀드 ERA 2.88)을 발굴해 활용하고 있지만 애초에 생각했던 불펜진의 구상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진명호(ERA 9.56), 박시영(ERA 9.41)이 부진을 거듭하고 2군으로 내려갔다. 사이드암 오현택(25경기 3승1패 5홀드 ERA 5.19) 역시 초반 안정적인 모습을 잃었다. 좌타 상대 약점이 뚜렷해지면서 활용도가 제한적이다. 그나마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송승준이 이닝 관리를 위해 현재 말소됐고, ‘오프너’ 경험이 있는 김대우 역시 발목 부상으로 이탈했다.
결국 구승민, 박진형, 김원중 등 필승조에 피로도가 쏠릴 수 밖에 없다. 지난 21일 경기, 박진형과 구승민 모두 위기에 몰리거나 실점을 했다. 마무리 김원중은 지난 19일 대구 삼성전에서 시즌 최다인 33개의 공을 던지고 하루 휴식 후 세이브 상황에 올라왔지만, 제이미 로맥에게 끝내기 투런포를 얻어맞고 시즌 첫 패전 투수가 됐다. 점점 과부하 위험이 커지고 있다.
롯데가 자랑하는 필승조의 장점마저 현재는 다른 단점들에 의해 희석되고 불안해지는 상황에 몰렸다. 5할 승률을 향해 가는 롯데는 스스로 발목에 잡히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