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위 한화는 지난 16일 수원 KT전부터 22일 대전 KIA전까지 최근 6연패에 빠지며 올 시즌 가장 먼저 50패(17승)째를 당했다. 지금 페이스라면 산술적으로 시즌을 마쳤을 때 107패까지 가능하다. 지난 2002년 롯데의 97패를 넘어 KBO리그 역대 최초 100패 공포가 엄습해오고 있다. 144경기로 늘어난 10구단 체제 이후로는 2017년 KT의 94패가 최다패.
늑골 부상 이후 재활 중인 외야수 노수광의 8월 복귀를 제외하면 반등 카드도 마땅치 않아 100패 공포가 한화에는 현실이 될 수 있다. 이미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를 한 장 썼다. 코로나19 여파 속에 외국인 선수 추가 교체가 어려운 한화로선 투수 채드벨(31) 부활만 바랄 뿐이다.
채드벨은 23일 대전 KIA전 선발투수로 예고됐다. 지난 5일 잠실 두산전 이후 18일만의 복귀전. 팔꿈치 통증으로 보름 넘게 휴업한 뒤 다시 마운드에 오른다. 최원호 한화 감독대행은 지난 21일 채드벨에 대해 “전력 투구를 해보니 괜찮다고 한다. 투구수를 어떻게 조절할지 논의할 것이다”고 밝혔다.

여러모로 조심스럽다. 채드벨은 지난 4월말 연습경기 첫 등판 이후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다. 팔꿈치 염좌 진단을 받아 개막 로테이션 합류가 불발됐고, 3주가 지나서야 1군 시즌을 시작했다. 조금씩 투구수를 늘렸지만 투구 내용이 지난해와 딴판이었다. 올 시즌 성적은 8경기 승리 없이 6패만 안으며 평균자책점 7.96. 첫 등판을 제외하면 7경기에서 4실점 이상 허용했다. 지난달 6일 대전 NC전을 시작으로 5일 잠실 두산전까지 6경기 내리 패전투수가 됐다. 6이닝 이상 던진 것도 1경기가 유일하다.

부상 후유증이 뚜렷하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5km로 지난해와 별다른 차이가 없지만 제구가 나빠졌다. 9이닝당 볼넷이 지난해 3.2개에서 올해 4.8개로 상승했다. 지난해 좌타자 상대로 잘 썼던 슬라이더 구사 비율도 16.2%에서 6.8%로 눈에 띄게 줄었다. 2할2푼6리에 불과했던 좌타자 피안타율이 3할1푼5리로 치솟았다. 단조로운 투구 패턴으로 인해 상대 타자들의 공략이 쉬워졌다.
성적만 보면 당연히 교체 대상이다. 그러나 한화는 지난달 외국인 타자 제라드 호잉을 브랜든 반즈로 교체했다. 순위 싸움을 한다면 남은 교체 카드 한 장까지 써야 하지만 이미 꼴찌로 굳어져 명분이 약하다. 무엇보다 코로나19로 인해 외국인 선수풀이 제한돼 있다. 타자에 비해 투수는 몸을 만드는 시간도 훨씬 오래 걸린다. 시즌 반환점을 지나고 있어 투자 대비 효율을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한화로선 남은 시즌 채드벨의 부활을 바랄 수밖에 없다. 최원호 감독대행을 비롯해 한화 코칭스태프도 채드벨을 살리기 위해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 건강한 채드벨은 이미 검증된 투수다. 지난해 29경기에서 177⅓이닝을 던지며 11승10패 평균자책점 3.50 탈삼진 134개로 활약했다. 구속이 떨어지지 않은 만큼 커맨드를 찾는다면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

당초 23일 대전 KIA전 선발투수로 예고된 채드벨은 우천 취소로 인해 등판이 뒤로 미뤄졌다. 한화가 KBO리그 초유의 100패 팀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남은 시즌 채드벨의 부활이 꼭 필요하다. 두 번째 부상 복귀전을 갖는 채드벨이 팀에 희망을 안겨줄 수 있을까.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