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남진이 후배 가수들과 데뷔 55주년 헌정 앨범을 시작으로 기념식을 진행한 가운데, 대한민국의 또 다른 '트로트 열풍'을 예고했다.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시티 컨밴션 그랜드볼륨에서 개최된 '남진 가수 55주년 헌정식' 기자간담회에는 남진과 김광진, 이자연, 조항조, 설운도, 진성, 알리, 육중완 밴드 등이 참석했다.
이날 남진은 55주년 동안 쉬지 않고 가수 생활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팬들의 사랑을 손꼽았다. 남진은 "오늘 이 자리가 있을 수 있었던 건 팬들의 뜨거운 사랑 때문이다. 나도 오랫동안 노래를 부르면서, 나이를 먹어가면서 알았다. 요즘에는 노래를 하나의 직업이 아니라 감사의 노래라고 생각한다. 삶 속에 애환이 있을 때도 노래로 달래고 노래로 덮어가면서 감사한 마음으로 하고 있다. 노래가 나의 체력이라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또한 남진은 "그동안 침체에 놓여있던 분위기는 사실이었다"며 최근 트로트 열풍이 일어난 현 가요계를 언급했다. 남진은 "이번에 후배들로 인해 트로트 붐이 일어나서 기쁘고 감사하다. '붐'이라는 건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결국에는 만드는 사람 손에 있다"면서 "그동안 여러가지 아쉬움이 컸었다. 최고의 가수들이 있는데도 왜 만들어지지 않나 싶었다. 하지만 이번에 다행히 트로트가 다시 사랑을 받게 돼서 감사하다. 그동안 감춰져있던 새로운 모습도 이번 '붐'을 통해 다시 빛을 볼 수 있길 바란다. 우리 트로트, 가요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남진의 오랜 친구이자 남진 55주년 헌정 앨범 추진위원장인 김광진 회장은 "우리들이 남진 데뷔 55주년 헌정 앨범 음반을 제작한 것이 1년 전이다. 지금까지 이렇게 진행될 수 있었던 이유는 그 과정에 정성이 많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또 늦어졌음에도 오늘 이렇게 성대하게 이뤄질 수 있게 돼 감사하게 생각한다. 행복하게 마무리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광진은 "남진이라는 가수는 대한민국 국민이 55년 동안 신세를 많이 졌다. 55년 동안 애국했던 것도 국민이 다 알고, 국민이 행복할 수 있었던 이유가 남진이다. 후배 가수들은 남진처럼 이 나이까지 왕성하게 가수 활동을 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후배 가수들이 존경하는 남진 선배님의 노래를 부르며 음반을 만들어서 헌정하는 건 대한민국 가요사에 처음있는 일이다. 헌정 기념식을 갖는 것도 처음 있는 일이다. 뜻깊은 행사가 가요계 발전을 위해서 영원이 이어지고 후배들이 이런 잔치를 만들어주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역사와 전통이 이어지길 바란다. 내가 이 행사를 추진할 수 있게 돼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대한가수협회 이자연 회장은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나는 어렸을 때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레코드 가게에서 남진의 노래를 들으면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다. 그때부터 남진과 인연을 맺었다. 남진 선배님의 뒤를 이어 멋지게 활동하고 싶다. 선배님 파이팅하세요"라며 남진의 데뷔 55주년을 축하했다.
조항조는 "남진 선배님의 노래 인생 55년 동안 국민들에게 희로애락을 주셔서 정말 수고 많으셨다. 내가 남진 선배님을 보면서 느끼고 배운 점이 있다. 대중 가수는 대중들에게 군림하는 게 아니라 존재의 가치를 느끼게 해주시는 것 같았다. 보통 '군림'하면 스타로서의 모습이 있는데 남진 선배님은 정말 가까이 보고 싶을 때 언제든지 뛰어가서 국민들의 손을 잡아줬다. 앞으로 건강하셔서 우리 후배들에게 좋은 귀감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설운도 역시 "어릴적부터 선배님이 노래하는 모습을 보면서 가수의 꿈을 키웠다. 무명 때 선배님이 해주신 격려의 한 마디가 이 자리에 설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나도 앞으로 남진 선배님처럼 오랫동안 끊임없는 사랑을 받는 가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많은 가수들이 노래를 발표하고 있지만 선배님의 노래를 한 곡 한 곡 들어보면 철학, 삶의 애환, 깊은 감동 등이 있다. '가왕'이라는 것은 그냥 되는 것이 아니고 이렇게 만들어지는 것이구나 느꼈다. 때로는 선배님처럼, 가족처럼, 형님처럼 대해주셔서 감사하다"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진성은 "55년이라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초등학교 때도 우상이었고 지금도 국민들의 우상이다. 반세기 넘게 굳건한 체력을 유지하면서 대중들에게 사랑을 나눠주는 건 영원한 전설같다. 오늘 축하 무대에 초대돼 선배님의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돼 영광이다. 60년, 70년 넘게 살아있는 전설로 남아주셨으면 좋겠다"고 고백했다.
알리는 남진 55주년 헌정 앨범에서 '미워도 다시 한 번'을 불렀다. 알리는 "오매불망 기다렸던 앨범, 콘서트가 이뤄져 기쁘다. 내 스타일대로 편곡을 하게 됐는데 후배 가수들이 이처럼 선배 가수들을 헌정하는 길이 계속 꾸준히 이어지길 바란다. 다른 후배 가수들도 이번 헌정 앨범을 많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육중완 밴드는 "생각을 거슬러 올라가보니까 중학교 때 장기자랑에서 '둥지'를 불렀었다. 이렇게 55주년 헌정 앨범에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이다. 하늘과 같은 선배님이라 이번 참여가 우리에게 너무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역사적인 선배님의 발자취에 우리가 축하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선배님이 가시는 길을 잘 따라서 열심히 올라가겠다"며 남진을 향해 귀여운 애교를 보였다.
남진은 반세기동안 가수 활동을 이어오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 TOP3를 떠올리기도 했다. 남진은 "지금까지 가수 생활을 하면서 딱 3번의 슬럼프가 있었다"면서 "그럴 때마다 팬들이 잊지 않고 뜨거운 사랑을 주셔서 지금의 이 자리가 있는 것 같다. 슬럼프를 통해 되돌아볼 수 있고 더 노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팬들을 향해 거듭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특히 남진은 수많은 명곡 중 가장 애착이 가는 노래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여러 장르를 불렀지만 트로트곡은 아무래도 '가슴 아프게'가 아닐까 싶다. '빈 잔'과 '님과 함께', '둥지' 등도 있는 것 같다"고 대답했다.
이날 기자간담회 이후 진행되는 '남진 데뷔 55주년 기념 헌정식'은 남진의 음악 인생을 되돌아보는 자리로 후배 가수들과 남진이 한 마음이 돼 그동안의 음악을 추억하면서 감동의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앞서 후배 가수들은 남진의 히트곡을 다시 불러 헌정앨범에 담은 바.
'남진 55주년 헌정식' 사회는 KBS 1TV 트로트 음악프로그램 '가요무대'를 이끄는 김동건 아나운서가 맡는다. 또한 가수 설운도, 이자연을 비롯해 조항조, 박상민, 박미경, 육중완 밴드 등도 참여해 축하 무대를 꾸민다.
한편, 남진은 오늘(23일) 서울 여의도 63시티 컨밴션에서 55주년 헌정식 '당신을 노래합니다'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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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