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클 막은 심판들, 욱하다 참은 선수들 "성질 죽이고 살자"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0.07.27 05: 34

메이저리그 야구를 보는 재미 중 하나인 벤치 클리어링, 올해는 정말 보기 어려울 것 같다. 
2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밀워키 브루어스전. 3회말 컵스 타자 윌슨 콘트라레스가 헛스윙 삼진을 당한 뒤 공수교대 때 밀워키 덕아웃을 보며 무언가 불만을 표출했다. 
1회말부터 미묘한 상황이 있었다. 밀워키 선발투수 코빈 버네스가 컵스 타자 하비에르 바에즈를 3구째 패스트볼을 던져 몸을 맞혔다. 이어 콘트라레스에게도 3구째 패스트볼이 몸쪽으로 향했다. 계속 되는 몸쪽 승부에 미묘한 분위기가 흘렀다. 

[사진] MLB TV 중계 캡처

콘트라레스와 바에즈 등 컵스 선수들이 밀워키 덕아웃을 바라보며 손짓을 하자 크리스티안 옐리치 등 밀워키 선수들도 하나둘씩 그라운드로 나왔다. 이때 심판들이 빠르게 움직였다. 컵스 덕아웃에 다가가 선수들을 제지했고, 양 팀 감독들과 차례로 대화를 나눠 상황을 정리했다. 이전 같았으면 순식간에 벤치 클리어링으로 이어질 상황이었지만 물리적인 충돌 없이 끝났다. 
올해부터 메이저리그는 벤치 클리어링을 금지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 매뉴얼로 선수들의 밀접 접촉을 허용하지 않았다. 몸싸움이 불가피한 벤치 클리어링을 엄격히 금지했다. 이를 어길 경우 수위 높은 출장정지 및 벌금 제재가 따를 예정이다. 
신시내티 푸이그가 동료들의 만류를 뿌리치며 피츠버그 선수들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dreamer@osen.co.kr
‘NBC스포츠’ 등 현지 보도에 따르면 이날 선수들의 감정이 격해진 것은 어떤 ‘소리’ 때문이었다. 무관중 경기로 인해 그라운드가 조용하다 보니 상대팀 덕아웃 소리까지 다 들린다. 밀워키 투수 버네스는 “팬이 없으면 덕아웃에서 나오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다 들린다”고 말했다. 감정을 건드리는 어떤 말들이 들리면서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다. 
컵스 외야수 카일 슈와버는 “우리가 적응해야 할 부분 중 하나다. 지금은 벤치 클리어링을 해선 안 된다. 성질을 최대한 죽여야 한다. 우리는 어떤 행동이 위험한지 알고 있다. 벤치 클리어링을 하면 출장정지를 당해 팀에도 해를 끼치게 된다”며 “우리는 다 큰 어른이다. 1년 내내 이런 마음가짐을 갖고 새로운 규칙을 지켜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밀워키 외야수 로렌조 케인도 “감정이 격해졌지만 우리는 밀접 접촉을 할 수 없다. 그런 상황을 피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크레이그 카운셀 밀워키 감독 역시 “덕아웃에서 서로의 소리를 듣는 것은 올 시즌 야구의 일부다. 경쟁심을 일으킬 것이다”며 새로운 야구장 분위기에서 선수들이 보다 건전한 경쟁심을 갖길 바랐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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