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먹다' 최진희, 굴곡진 인생사 고백 "母 사망 후 성대마비+구안와사" [종합]
OSEN 심언경 기자
발행 2020.07.27 23: 02

최진희가 굴곡진 인생사를 고백했다.
27일 방송된 SBS Plus 예능 프로그램 '밥은 먹고 다니냐?'(이하 '밥먹다')에는 가수 최진희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최진희는 등장하자마자 "선생님한테 섭섭한 게 있었다"고 말해 김수미를 당황시켰다. 최진희는 "예전에 M본부에서 가수 대기실이 없어서 탤런트 대기실에 가서 같이 있었다. 동료들을 위해서 음식을 싸가지고 와서 같이 드셨다. 그런데 나는 그걸 너무 먹고 싶었다. 내가 그때는 어렸고 지금도 못했을 거다. 내가 저걸 먹어볼 기회가 있을까 싶었다"고 털어놨다. 

최진희는 김수미의 차돌 된장국을 맛본 뒤, 1999년 발표곡 '천상재회'을 재해석한 김호중에게 고마움을 마음을 전했다. 김호중의 커버로 '천상재회'는 20년 만에 차트 역주행에 성공했다. 최진희는 "성악 스타일이라서 저랑 느낌이 많이 다르다. 어쨌든 노래를 불러줘서 너무 고마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진희는 자신의 인생사를 본격적으로 풀어냈다. 첫 음반이 망하고 업소 가수로 활동한 최진희는 작곡가 김희갑의 눈에 들어 '그대는 나의 인생'으로 대히트를 쳤다. 이어 '사랑의 미로'로 데뷔하면서 국민적인 인기를 구가하게 됐다.
심지어 최진희의 인기는 휴전선을 뛰어넘었다. 최진희는 1999년, 2002년, 2005년, 2018년 네 번에 걸쳐 북한을 방문했다. 이는 국내 가수 중 최다 기록이다. 최진희는 "제가 제일 많이 갔다더라. '사랑의 미로'가 북한에서 고려 호텔에서 청소하는 아줌마도 부를 정도였다. 주민들도 다 알았다. 한동안 1위였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최진희는 현송월 단장, 김정은 위원장을 직접 만난 소감도 전했다. 최진희는 "현송월 단장은 실제로 보니까 굉장히 성격이 화통하고 피부미인이더라. 피부가 정말 예뻤다. 그래서 내가 꼬집고 그랬다. 김정은 위원장은 무섭지 않았다. 김정은 위원장이 '뒤늦은 후회'를 신청했는데, 너무 감명깊게 들었다고 하더라"고 얘기했다. 
이어 최진희는 "개인과 개인끼리 만나면 벽이 없다. 다 편안하다. 체제가 다르니까 그렇다. 북한 사람들은 워낙 정치적인 노래만 듣고 살아왔지 않나. 그들도 사람인지라 사랑 노래를 들으면서 마음이 바뀌고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많았다"고 소신을 밝혔다.
가수로서 승승장구하던 최진희에게도 위기가 찾아왔다. 연이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사망으로 크게 앓게 된 그는 가수 생활은 물론, 삶까지 포기하고 싶었다고. 
최진희는 "아버지가 막상 돌아가고 나시니까 힘이 없어서 늘어지더라. 마음 둘 데가 없었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평생 아버지 병간호를 하고 여섯 자식들을 먹이고 키우고, 한 여자의 인생이라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그 불쌍한 건 어떻게 말을 할 수가 없더라"고 털어놨다.
이어 "너무 많이 울고 잠을 못 자겠더라. 여섯 남매가 있는데 우리 엄마는 꼭 나만 찾았다. 왜 나한테만 그러실까 했는데 막상 돌아가시니까 내가 엄마를 의지했구나 싶더라. 나중에는 너무 많이 울어서 말을 하는데 소리가 안 나오더라. 성대가 움직이질 못했다"고 밝혔다.
최진희는 어렸을 적 집안이 기울고 아버지가 폐결핵을 앓으면서 가장이 된 어머니의 삶이 한스러웠다고. 이에 최진희의 건강은 점차 악화일로를 걸었다. 최진희는 "구안와사도 왔었다. 한달 간 집 밖을 못 나왔다. 완전히 돌아가서. 나중에 신종플루, 신우신염도 같이 와서 패혈증까지 갔다. 그때는 119에 실려가는 것도 몰랐다. 14시간 동안 의식이 없었다"고 얘기했다.
그렇게 절망에 빠진 최진희는 이모의 충고로 다시 회복세에 접어들게 됐다. 최진희는 "이모가 '네가 이러는 거 네 엄마가 결코 좋아하지 않는다. 너는 너대로 씩씩하게 살아야 보기 좋다'고 하더라. 그때부터 엄마를 생각하지 않아야겠다고, 냉정하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노래를 못하는 동안 산에 밤 주우러 다니고 들로 쑥 캐러 다니고 2년 정도 되니까 말은 편하게 나오더라"고 말했다.
끝으로 최진희는 향후 활동 계획을 묻는 말에 "신곡을 부탁해놨다. 그런데 요즘 걱정이 행사가 하나도 없다. 사람이 모여야 행사를 하는데 다 취소됐지 않나. 가요 프로그램이 많이 없다"며 코로나19 종식에 대한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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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밥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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