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는 삼성 라이온즈와 더불어 KBO리그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녔다. 프로야구가 출범한 1982년부터 KBO리그에 참가해 39년째 구단명과 연고지를 바꾸지 않고 KBO리그에서 뛰고 있다. 하지만 구단의 오랜 역사와 업무 능력은 반비례하는 모양새다.
KBO리그는 5월 5일 정규시즌 개막 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무관중 경기를 치러왔다. 지난 24일 정부는 프로스포츠 관중 입장 허용을 발표했고, KBO리그는 26일부터 광주를 제외하고 경기장 수용 가능 인원의 10% 수준에서 관중 입장을 시작했다.
롯데는 28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에 올 시즌 처음으로 관중 입장을 실시했다. 전체 좌석(2만4500석)의 10%인 2450석을 개방했고 981명이 입장했다.

롯데는 타 구단과 달리 홈팀 응원 구역인 1루 내야석과 중앙 지정석 등 일부 좌석만 한정 판매했다. NC 원정 응원 구역인 3루 쪽은 익사이팅 존만 개방했다. 구단 관계자는 "3루석과 1루석 배분 차이는 과거 좌석 점유율 기준으로 비율을 조절했고 외야석은 관중 입장 비율이 확대되면 추후 확대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롯데가 티켓 가격이 비싼 일부 좌석만 한정 판매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관람 지침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게다가 한 좌석씩 띄어서 티켓을 판매하면서 팬들은 1m도 떨어지지 않은 채 관람을 했다. 일부 팬들은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있었고, 흡연구역에도 많은 사람이 밀집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쯤 되면 사회적 거리두기가 아닌 '사회적 몰아두기'에 가까웠다.
롯데의 비상식적인 업무 처리는 야구계 전체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뻔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28일 사직 홈경기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장면이 TV 중계를 타면서 정부의 프로야구 관중 입장이 철회될 수도 있는 문제를 일으킬 뻔했다"고 전했다.
롯데의 무모한 관중 입장 계획이 논란이 커질 기미가 보이자, 롯데는 뒤늦게 보도자료를 내고 "28일 홈경기 입장 관중 좌석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미흡했다고 판단했다. 기존 예매가 진행됐던 29일부터 내달 2일 경기의 예매를 일괄 취소 후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한 좌석 재배치를 통해 해당 경기에 대한 재예매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로 인해 일부 팬들은 롯데의 일방적인 예매 취소에 분통을 터뜨렸다. 한 팬은 "예매가 취소됐으면 취소됐다고 문자 메시지라도 보내줘야 하는 거 아닌가. 주말 경기 티켓을 어렵게 구했는데 이 무슨 처사인가"고 말했다.
시즌 첫 팬 맞이부터 말썽을 일으킨 롯데. 언제쯤 프로 구단다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