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로 나타나지 않는 부분을 잘한다".
KIA 타이거즈 젊은 내야수 김규성(23)의 성장을 이끌어내는 맷 윌리엄스 감독의 철학이 주목받고 있다. 김규성은 작년 박찬호와 이창진에 이어 '올해의 히트상품'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탄탄한 수비력을 과시하고 있다. 연일 호수비를 펼쳐 팀의 실점을 차단하고 있다. 최근에는 타격까지 좋아지고 있다.
지난 28일 KT위즈와의 광주경기에 9번 2루수로 출전한 김규성은 로하스의 안타를 지웠다. 2루수와 1루수 사이로 빠지는 깊숙한 땅볼 타구를 끝까지 쫓아가 포구하더니 역모션으로 1루 송구에 성공해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선발 드류 가뇽이 웃으며 두 팔을 벌려 수비범위가 "아주 넓은데!"라는 모션까지 취할 정도였다.

2회에서는 1타점짜리 우전적시타까지 터트렸다. 비록 폭우로 인해 노게임이 선언됐지만 김규성의 공수의 활약을 엿볼 수 있었다. 지난 주에는 홈런도 치고, 3루타로 날리며 타격 기세도 뜨거웠다. 앞선 26일 삼성과의 광주경기에서도 두 개의 멋진 호수비로 안타를 지우며 4연승을 이끌었다.
부상으로 빠진 김선빈의 공백을 명품 수비로 메웠다. 윌리엄스 감독은 김선빈이 빠지자 김규성을 붙박이 선발 2루수로 기용하고 있다. 이유는 탁월한 수비능력이었다. 기자들에게는 "원더풀 수비력"이라고 콕 짚어주기도 했다.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켜 성장을 유도하는 윌리엄스 감독의 철학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윌리엄스 감독은 28일 경기에 앞서 가진 브리핑에서 "2군에서 올라오는 선수들이 있고, 좋은 활약을 해주는 선수들이 (주전 공백을) 메워주고 있다. 김규성에게 세밀한 요구사항이 많이 하고, 5회에 교체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본인이 선수로서 배우는 과정으로 이해한다. 다음 날 나갈 준비가 되어 있다. 준비하는 자세가 좋다"고 말했다.
이어 "김선빈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많은 시간을 뛰어주기를 기대했다. 안타를 몇 개 쳤느냐 보다는, 실점을 얼마나 막았는가(수비)를 보고 있다. 이것은 당연히 기록적인 부분, 박스스코어에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수치로 나타나는 않는 부분을 잘해주고 있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기록되지 않는 수비로 승리의 큰 밑거름이 되고 있다는 칭찬이었다. 수비를 칭찬하면서 1할대 초반의 타율임에도 꾸준히 선발라인업에 이름을 넣었고, 결과적으로 최근 타격까지 좋아지고 있다. 공격보다는 수비를 봤던 윌리엄스식 철학이 김규성을 부쩍 성장시키는 에너지가 되고 있는 것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