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애디슨 러셀(26)이 인상적인 KBO리그 데뷔전을 가졌다.
러셀은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에 3번 유격수로 선발출전해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 1사구로 활약했다. 키움은 러셀의 활약에 힘입어 6-2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에서는 흥미로운 장면이 나왔다. 키움이 3-2로 앞선 9회초 1사 2, 3루에서 두산은 김하성을 자동 고의4구로 내보내고 러셀과의 승부를 택했다. 러셀은 이형범의 초구 시속 141km 투심을 받아쳐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러셀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내가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다고 해서 자존심이 상하지는 않았다. KBO리그는 메이저리그와 다른 리그이고 내가 좋은 활약을 하면서 리스펙트를 쌓아야한다. 자신감 있게 타석에 임하고 내가 해야 할 일을 하자고 생각했다”라며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지난 시즌까지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에서 뛴 러셀은 2016년 주전 유격수로 활약하며 내셔널리그 올스타에 선정됐고 컵스의 108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함께했다. 이후에도 빅리그에서 계속 커리어를 쌓았기 때문에 메이저리거로서의 자존심이 강할 법도 하다.
하지만 러셀은 KBO리그에 진심을 다하고 있다. 손혁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고척돔에서 연습을 하는데 라이트의 위치 등을 모두 파악하면서 꼼곰하게 준비를 하는 모습을 봤다. 새로운 구장과 환경에서 야구를 해야하기 때문에 첫 몇 경기에서는 실수가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서두르지 않고 자신의 루틴을 지키며 계획대로 차근차근 준비하는 모습에 믿음이 많이 간다. 우리 선수들도 이런 부분을 배웠으면 좋겠다“라며 러셀의 마음가짐을 칭찬했다.
사실 타격에서만 본다면 러셀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뒀던 외국인타자들이 없진 않았다. 제임스 로니(LG 트윈스), 루크 스캇(SK 와이번스) 등은 적어도 타격에서만큼은 러셀을 능가하는 커리어를 쌓은 선수들이다. 하지만 이들 선수는 모두 KBO리그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안좋은 모양새로 팀을 떠났다.
외국인선수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선수의 기량만큼이나 KBO리그에 임하는 자세도 중요하다. 러셀은 이러한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올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을 바라보고 있는 키움은 시즌 중반까지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두고 있다. 하지만 러셀의 합류는 충분히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는 긍정적인 요소다. 러셀은 올 시즌 좋은 활약을 펼치고 키움의 우승 도전을 이끌 수 있을까.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