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뛸 수 있을까" 걱정했던 강경학, 한화 팬들에 죄송한 마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0.07.30 13: 02

“부상이 너무 오래 가서…올 시즌 다시 뛸 수 있을까 걱정했다.”
한화 내야수 강경학(28)은 시즌 전 1군은 물론 2군 스프링캠프에도 참가하지 못했다. 지난해 마무리캠프 때 입은 좌측 햄스트링 통증 때문이었다. 부상이 쉽게 호전되지 않아 서산 재활군에 남아 시즌을 준비해야 했다. 
코로나19로 시즌이 미뤄졌지만 강경학의 복귀에는 더 오랜 시간이 걸렸다. 강경학은 “부상이 이렇게 오래 갈 줄 몰랐다. 너무 안 낫더라. 올 시즌 다시 뛸 수 있을까 걱정을 하기도 했다”며 “그래도 김회성 재활코치님부터 서산에 있는 스태프 분들께서 옆에서 응원하며 많이 도와주셨다. 희망을 갖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돌아봤다. 

1회말 2사 1,2루에서 한화 강경학이 선제 1타점 적시타를 날리고 1루로 향하고 있다.  /jpnews@osen.co.kr

긴 재활 터널에서 벗어난 강경학은 지난달 초 2군 퓨처스리그에서 실전 경기를 뛰기 시작했다. 그 사이 한화는 팀 역대 최다 타이 기록인 18연패 충격에 휩싸였고, 최원호 감독대행 체제에서는 젊은 야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졌다. 하지만 2군에서 차분히 기회를 기다린 강경학은 지난달 25일 시즌 첫 1군 콜업을 받고 올라왔다. 
1군 등록 후 강경학은 전천후로 뛰고 있다. 주 포지션인 2루수와 유격수는 물론 그동안 거의 보지 않았던 3루수, 1루수 코너 내야까지 커버하고 있다. 실전 경기에는 나서지 않았지만 외야 수비까지 연습하며 만약의 상황을 대비하고 있다. 익숙하지 않은 자리에서 뛰다 보니 실수도 나오지만 어떻게든 해보려는 의지로 가득하다. 
29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6회말 2사 1,2루 한화 강경학이 삼성 이원석의 타구를 잡아내고 있다. /youngrae@osen.co.kr
강경학은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신 것이다. 힘든 것보다 어느 포지션도 맡을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다. 부담은 갖지 않으려 한다. 원래 내 자리라는 생각으로 어느 포지션이든 잘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며 “가끔 외야 펑고도 받고 있다. 어린 선수들보다 경험이 조금 더 있는 만큼 감독님께서 준비시키는 것 같다. 잘하고 싶다”고 의지를 보였다. 
장기였던 타격도 조금씩 올라오고 있다. 1군 콜업 후 26경기에서 48타수 13안타 타율 2할7푼1리 3타점을 기록 중이다. 특히 삼진(11개)보다 많은 볼넷(13개)이 눈에 띈다. 출루율은 무려 4할2푼6리에 달한다. 타격감이 좋지 않을 때도 꾸준한 출루를 통해 팀 공격에 기여하는 중이다. 
강경학은 “작년까지는 안 좋을 때도 초구부터 공을 강하게 맞히려는 생각이 많았다. 올해는 (김)태균 선배님께서 ‘안 좋을 때는 공을 더 많이 보는 게 좋지 않겠냐’는 말씀을 해주셨다. 밸런스가 좋을 때는 자신 있게 초구부터 강하게 치지만, 그렇지 않을 때 공을 많이 보려 한다. 출루라도 해서 팀에 도움이 되기 위해 더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9일 대구 삼성전은 강경학의 날이었다. 선발 김범수가 1회에만 6점을 내준 한화는 2회 강경학의 시즌 1호 마수걸이 홈런으로 추격을 시작했다. 강경학은 3회 중전 적시타로 추격 흐름에 불을 지핀 데 이어 4회 좌전 안타로 찬스를 연결했다. 상대 실책 때 과감하게 홈까지 파고드는 주루도 빛났다. 6회에는 선두타자 볼넷을 얻어 4출루 경기를 펼쳤다. 4타수 3안타 2타점 3득점으로 활약한 강경학을 앞세워 한화도 12-7로 대역전승, 최근 8연패 수렁에서 벗어났다. 
기분 좋은 경기였지만 최하위로 처진 팀 상황을 생각하면 한화 팬들에겐 면목이 없다. 강경학은 “팬들께 죄송한 마음이 제일 크다. 우리가 야구를 잘 못하는 데도 많은 팬들이 응원해주신다. 좋은 경기를 보여드려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하다. 응원해주시는 만큼 공 하나하나에 더 집중하겠다”며 “그동안 지고 있는 경기를 역전해서 이긴 게 별로 없었다. 오늘(29일) 승리가 앞으로 팀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는 말로 남은 시즌 반격을 다짐했다. /waw@osen.co.kr
한화 강경학.  /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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