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망이 맞고 피 흘린 67세 심판, 2이닝 만에 복귀 '투혼'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0.08.01 10: 01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베테랑 심판 조 웨스트(67)가 ‘부상 투혼’을 발휘했다. 타자가 놓친 방망이에 머리를 맞고 피를 흘렸지만 2이닝 만에 복귀했다. 
지난 3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워싱턴 D.C.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워싱턴 내셔널스전. 1회말 토론토 1번타자 보 비솃이 초구부터 풀스윙을 돌렸다. 파울을 치며 팔로 스로우하는 과정에서 방망이를 놓쳤는데 하필 뒤에서 주심을 보던 웨스트 심판에게 향했다. 
피할 틈도 없이 방망이에 맞은 웨스트 심판의 왼쪽 얼굴에 피가 흘러내렸다. 워싱턴 트레이너가 그라운드로 나와 수건으로 지혈에 나섰지만 여의치 않았다. 결국 웨스트 심판은 치료를 위해 경기에 빠졌다. 2루심을 보던 닉 카라파자가 주심으로 옮겼고, 6분간 중단된 경기는 3심제로 속개됐다. 

[사진] 조 웨스트 심판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MLB TV 중계 화면 캡처
하지만 3회초 토론토 공격이 시작할 때 웨스트 심판이 복귀했다. 주심이 아닌 3루심에 위치했고, 경기는 다시 4심제로 진행됐다. 자칫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었지만, 웨스트 심판은 미소 지은 채 대화를 하며 주변을 안심시켰다. 
미국 ‘CBS스포츠’는 ‘웨스트는 지난 2017년 마이애미 말린스-밀워키 브루어스전에도 1루심을 보던 중 관중석에 있던 누군가가 던진 공에 맞은 적이 있다’며 ‘2020시즌 시작 전 웨스트는 빌 클렘이 세운 정규시즌 심판 최다 출장 5375경기에 65경기를 남겨놓고 있었다. 코로나19 고위험군에도 불구하고 웨스트는 일하고 싶어 했다’고 전했다. 
1952년 10월생으로 만 67세인 웨스트 심판은 지난 1976년 메이저리그 심판으로 데뷔했고, 2년 뒤 풀타임 빅리거 심판으로 자리 잡았다. 빅리그 45년차 베테랑으로, 70세에 가까운 고령이지만 지난겨울 10kg 이상 체중을 감량하며 현역 의지를 보여줬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심판이지만 크고 작은 오심 논란에도 휩싸였다. 선수와 감독을 자주 퇴장시키는 심판으로도 잘 알려지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자신에게 뇌물수수 의혹을 제기한 전 메이저리그 선수 폴 로두카를 고소하기도 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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