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악' 황정민x이정재, '신세계' 브라더는 잊어도 좋아[Oh!쎈 리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0.08.07 10: 50

국가가 비밀리에 결성한 킬러 조직이 돌연 해체되자 하루아침에 버림받은 김인남(황정민 분).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사람을 죽이는 일에 특화된 그는 일본에서도 청부 살인을 업으로 여기며 힘겹게 살아간다.(*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청부 살인 브로커(박명훈 분)에게 받은 살해 작업에서 일본의 최대 조직폭력단의 수장을 죽인 인남은 “이제는 더 이상 이 일을 하지 않겠다”면서 돈을 갖고 남아메리카의 파나마로 떠날 계획을 세운다.
올 여름 기대작으로 떠오른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감독 홍원찬, 제공배급 CJ엔터테인먼트, 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는 마지막 청부살인 미션 때문에 새로운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인남과 그를 쫓는 무자비한 추격자 레이(이정재 분)의 목숨을 건 사투를 그린 하드보일드 추격액션 영화.

영화 포스터

영화 스틸사진
한편 인남의 전 연인 영주(최희서 분)는 방콕에서 딸 유민(박소이 분)을 낳고 홀로 살아가는데 사기꾼(오대환 분)과 현지 마피아의 계략으로 유민을 잃어 버린다. 
같은 시각, 자신의 형제가 인남의 손에 살해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레이는 딸을 찾기 위해 태국 방콕으로 간 인남의 뒤를 바짝 추격한다. 
박훈정 감독의 영화 ‘신세계’(2013) 이후 7년 만에 한 작품에서 만난 황정민과 이정재의 액션 연기가 진일보했다. 골드문 조직 2인자 정청(황정민 분), 언더커버 형사 자성(이정재)은 각각 죄를 구원받고자 하는 아빠 인남, 인정사정 봐주지 않는 야쿠자 리더 레이로 변신해 타격감 넘치는 액션을 소화했다. 
영화 스틸사진
무자비한 레이에게 도망쳐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인남. 그는 악에 받쳐 탈출을 감행하고, 레이는 그런 그를 죽이는 데 혈안이 된다. 살인으로 얽힌 두 사람이 서로를 사냥하기 위해 총과 칼을 겨누는 형국으로 치닫는다.
한국, 태국, 일본을 오가며 광활한 도심을 뛰고 날고 구르는 두 사람을 역동적으로 포착한 화면이 특히 인상적이다.
각본 및 연출을 맡은 홍원찬 감독은 폭력성의 스펙터클을 전시하는 일보다 인남과 레이가 맨주먹으로 싸우는 투박한 액션, 자동차의 충돌이 빚어낸 쾌감에 집중했다. 두 인물의 성격과 외모, 특성을 반영해 구사하는 싸움의 기술을 특화시켰다.
배우 박정민은 ‘다만 악’의 제작진이 숨겨놓은 비장의 수. 일상 속 작은 유머로 긴장감을 희석시키고, 트랜스젠더라는 소재를 다른 방식으로 소화한다. 범죄 액션 영화로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저력을 느껴봐도 좋을 것 같다. 러닝타임 1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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