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는 ‘11월 야구’, KBO리그도 ‘7이닝 더블헤더’ 가능할까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0.08.11 05: 42

 요즘 프로야구 관계자들은 매일 아침 날씨부터 챙긴다. 역대 가장 긴 장마가 한반도를 뒤덮으며 KBO리그는 우천 취소 경기가 쌓여가고 있다. 
KBO와 10개 구단은 우천 취소가 될수록 마음이 무겁다. KBO리그는 코로나19로 인해 5월에서야 개막을 했는데, 경기 수는 팀당 144경기를 그대로 치르기로 하면서 경기 일정에 부담이 크다. 
KBO는 10월 18일까지 정규시즌을 편성했는데, 현재 팀별로 우천 취소 경기가 적게는 3경기에서 많게는 10경기까지 나왔다. 고척돔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키움이 3경기로 가장 적게 취소됐고, 롯데는 10경기로 가장 많은 경기가 밀려 있다. NC, KT, KIA는 9경기씩 우천 취소 경기가 쌓여 있다. 현재 우천 취소된 경기로도 정규시즌은 10월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 

잠실구장 전광판에 우천으로 인한 경기 취소가 안내되고 있다. /cej@osen.co.kr

# 10개 구단 우천취소 경기 수 (8월 10일 현재)
키움 3G/ LG  5G/ 두산 6G/ SK 6G/ 삼성 6G
한화 7G/ NC 9G/ KT 9G/ KIA 9G/ 롯데 10G
KBO는 올 시즌에 한해 월요일 경기와 더블헤더, 서스펜디드 게임 등 다양한 해법을 선택했지만,  자연의 힘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다. 이번 주에도 비 예보가 이어져 있고, 우천 취소 경기는 계속 늘어날 것이다. 8~9월에는 태풍도 올라온다. 이대로라면 더블헤더로 소화하더라도 11월 초까지도 정규 시즌을 치러야 할 지도 모른다. 
10개 구단 단장은 11일 열리는 KBO 실행위원회에서 늘어난 우천 취소 경기 해결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7~8월 혹서기에는 치르지 않기로 한 더블헤더와 서스펜디드 게임을 앞당겨 재개하는 방법도 검토한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10일 "비가 너무 많이 오고 있다. 앞으로가 문제다. (실행위원회에서 8월 더블헤더를 결정하면?) 하라면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하지 않겠나”라며 “현장은 무리라고 했지만, (144경기) 일정을 이미 짰고 지금까지 해왔다. 선수들이 부담을 안고 가야 하는데, 일정이 빡빡해지면 특히 투수들이 많이 부담될 것이다. 8월 18일 이후 확대 엔트리가 된다는 것이 위안거리다"라고 말했다.
허문회 롯데 감독은 8월에 더블헤더를 진행하는 것에 반대했다. 허 감독은 "선수들이 준비가 안 돼 있어서, 8월에 더블헤더를 하는 것은 반대한다. 장마가 끝나면 폭염이 오는데, 선수 보호가 우선이다"며 "체력이 떨어지면 부상 우려가 크다. 부상 위험이 3배 정도 높아진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무더위가 추위보다 더 힘들다"며 8월 더블헤더보다 차라리 11월 경기가 낫다는 의견이었다.
8월부터 더블헤더를 재개한다면, 메이저리그가 올해만 특별 도입한 '7이닝 더블헤더'가 KBO리그에서도 대안이 될 수 있을까. 메이저리그는 두 달 동안 팀당 60경기씩 치르기 위해 더블헤더는 7이닝 경기로 치르고 있다. 선수들의 체력 보호, 부상 방지 효과가 있다.  
KBO리그는 5월초 개막해 올스타 브레이크 없이 시즌 반환점을 돌았고, 선수들은 체력적인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 팀 마다 부상 선수들이 속출하고 있다. 주말 경기가 취소되면 월요일 경기로 편성되면서 선수들은 온전히 쉬지 못하고 열흘~보름씩 강행군을 하기도 한다. 늘어나는 우천 취소 경기를 무리없이 소화하면서 10월말까지 팀당 144경기를 치르기 위해서는 '7이닝 더블헤더' 같은 파격적인 방안도 고민해봄직 하다. /orang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