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리고 싶은 말이 있는데요…”
삼성 ‘캡틴’ 박해민은 지난 14일 대전 한화전에서 3안타 3타점 맹타로 팀 승리를이끈 뒤 수훈 선수로 선정돼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졌다. 인터뷰를 마칠 무렵, 그는 취재진을 향해 조심스럽게 “드리고 싶은 말이 있는데 해도 될까요?”라고 말했다.
궁금증을 자아낸 박해민의 하고 싶은 말은 신인왕 자격을 갖춘 팀 내 ‘후배 홍보’였다. 박해민은 “요즘 신인왕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우리 팀 선수들이 너무 언급 안 되는 것 같다. (박)승규, (김)지찬이, (김)윤수 등 신인왕 자격을 갖춘 선수들이 있다. 기사 한 줄이라도 내주셨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순수 신인으로는 내야수 김지찬(19)이 있다. 올 시즌 삼성 팀 내 최다 75경기를 출장한 김지찬은 타율 2할4푼7리 36안타 1홈런 11타점 28득점 12도루를 기록 중이다. 내외야를 오가며 팀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잘 메우고 있다. 리그 최단신(163cm) 핸디캡을 보란듯이 극복했다.

2년차 외야수 박승규(20)의 존재감도 갈수록 빛난다. 66경기 타율 2할6푼7리 43안타 1홈런 13타점 20득점을 기록 중이다. 박승규 역시 박해민 뺨 치는 외야 수비 범위로 하이라이트 장면을 수차례 찍어냈다. 8월에는 12경기 타율 2할9푼8리로 타격도 상승세에 있다.
투수로는 3년차 우완 김윤수(21)가 돋보인다. 올 시즌 39경기에서 39⅔이닝을 던진 김윤수는 3승2패9홀드 평균자책점 3.40을 기록하며 삼성 불펜의 필승조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최근 9경기에서 2승3홀드, 8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으로 갈수록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박해민은 “내가 야구를 잘해서 인터뷰를 하면 이 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웃은 뒤 “3명 모두 열심히 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윤수가 욕심이 많다”고 귀띔했다. 김지찬도 “해민이형한테 감사하다”며 “난 신인왕을 받고 싶다는 생각이 엄청 크지 않다. 윤수형이 요즘 잘 던지고 있어 그런지 신인왕을 받고 싶어 하는 마음이 크다”고 이야기했다.

허삼영 삼성 감독도 신인왕 후보 3인방의 활약을 칭찬했다. 허삼영 감독은 “김지찬과 박승규는 시즌 전만 해도 전력화되지 않았다. 레귤러 멤버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잘 성장하고 있다. 아직 헤쳐나가야 할 게 많지만 기회를 잘 잡았다”며 “김윤수도 불리한 카운트에서 변화구를 던질 수 있을 정도로 여유가 생겼다. 구속은 원래부터 좋았지만 변화구로 타자 헛스윙을 유도하며 카운트를 잡는 능력이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올 시즌 KBO리그 신인왕 레이스는 KT 소형준, LG 이민호, KIA 정해영, 한화 강재민 등 순수 신인 투수들이 주도하는 모양새다. 중고 신인으로는 LG 외야수 홍창기와 SK 투수 김정빈이 거론된다. 어느 때보다 신인왕 후보들이 넘치는 상황, 삼성 신인 3인방의 향후 추격전에 관심이 모아진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