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댄 스트레일리가 시즌 최다 실점 경기를 펼치며 무너졌다. 승부처의 승부처에서 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졌다.
롯데는 1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11차전 경기에서 2-9로 패했다. 이로써 롯데는 3연패 수렁에 빠지며 5강 싸움에서 다시 멀어졌다. 롯데의 3연패는 지난 7월 1~3일 이후 46일 만이다.
8월을 승부처라고 얘기했던 롯데고, 8월 시작과 함께 6연승 행진을 달리며 5강 싸움 대열에 본격 합류했다. 두산, NC, 키움, 그리고 다시 두산과 만나는 상위권 3개 팀과의 13연전의 시작도 나쁘지 않았다. 상위권 팀들과의 13연전 가운데 최대 분수령은 이날부터 시작되는 두산과의 4연전이었다. 사직, 잠실을 오가는 흔치 않은 스케줄이 8월 승부처의 승부처를 맞이했다. 롯데 허문회 감독은 18일 두산전을 앞두고 ““8월달에 두산과의 4연전이 있어서 고비라고 생각했다. 감독으로서 부담스럽지만 경기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면서 “4연전이 무서운 경기들이 될 것 같다. 4연전이 처음인데 이 시리즈가 모두 힘든 경기가 될 것이다. 4연전을 통해서 순위가 역전이 될 수도 있다. 지난 주 NC전이 끝나고 4연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고 두산과 4연전을 신경쓰고 있음을 밝혔다.

4연전을 시작하는 첫 번째 선발 투수는 에이스 댄 스트레일리였다. 올 시즌 두산전에서 지난 5월 31일 등판해 5이닝 7피안타 1볼넷 7탈삼진 1실점을 기록한 바 있다. 이닝 소화력이 부족했다. 당시와 현재의 스트레일리는 다른 투수다. 최근 7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 피칭을 펼쳤고 이 기간 6승1패 평균자책점 1.34의 특급 기록을 남기고 있었다. 롯데로서는 승부처의 승부처 상황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카드였다.
하지만 믿을 수 있는 카드가 무너졌다. 스트레일리는 이날 1회부터 두산 타선을 힘겨워했다. 제구가 높았고 모두 두산 타자들의 배트에 걸렸다. 스트레일리의 패스트볼, 슬라이더 위주의 단조로운 투피치가 어느 정도 간파된 모습이었다. 제 3구종인 체인지업의 제구 역시 가운데로 몰리는 경향이 있었다. 시즌 처음으로 김준태와 배터리 호흡을 맞춘 영향도 없지 않아 보였다. 1회부터 4회까지 매 이닝 실점하며 흔들렸다. 정상궤도를 찾기 시작한 이후 가장 좋지 않은 투구내용이었다. 4이닝 97구 10피안타 1볼넷 1사구 5탈삼진 6실점으로 조기 강판.
6실점은 올 시즌 스트레일리의 최다 실점이다. 5이닝 미만 투구, 5실점 이상 투구 모두 지난 7월 2일 창원 NC전(4⅔이닝 7피안타(1피홈런) 6탈삼진 5실점(2자책점)) 이후 처음이다. 8경기 만에 스트레일리는 최악의 투구를 펼쳤다. 자책점 기준으로 5자책점 이상 기록한 경기는 두 달 이상 거슬러 올라간 지난 5월 20일 광주 KIA전(5이닝 5실점) 이후 처음이었다.
결국 에이스가 무너진 경기의 초반 흐름을 롯데는 되돌리지 못했다. 롯데는 3연패에 빠지며 두산 4연전의 첫 단추를 잘못 꿰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