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는 확장 엔트리의 모든 자리를 활용하지 않았다.
KBO리그는 지난 18일부터 기존 28명의 엔트리에 5명을 추가할 수 있는 확장엔트리가 시작됐지만 롯데는 3명의 선수만 추가 등록했다. 포수 김호준, 투수 김대우, 외야수 허일을 등록했다. 김호준은 제3의 포수가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1군 콜업이 됐다. 투수 김대우 역시 기존 1군 자원이었고 부상으로 잠시 이탈한 뒤 다시 1군에 올라왔다. 허일 역시 부상자 명단에서 복귀했다. 눈에 띄는 변화는 없었다.
대부분의 구단들이 확장엔트리 시기에 5명을 모두 활용한다. 더군다나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개막이 늦어지며 휴식기가 사라졌고, 장마로 우천 취소 경기들이 연거푸 발생하면서 향후 더블헤더 및 추후 재편성 일정이 빡빡해졌다. 대부분이 확장엔트리 시기를 반겼다. 롯데와 키움만이 5명을 모두 채우지 않았다.

롯데의 퓨처스 팀에서 성과를 보여주고 1군에 불러올릴 만한 자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내야수 김민수, 배성근, 외야수 추재현, 강로한, 신용수, 투수진에서도 최영환, 진명호, 박시영, 강동호, 김유영 등이 올해 1군에 잠시나마 모습을 드러냈던 퓨처스 팀 자원이다. 현재 구단은 팀의 미래를 위해 이들에게 1군에서 대타와 대주자, 패전조로 한정된 기회를 부여하는 것 보다는 퓨처스리그에서 좀 더 많은 경기와 타석, 이닝을 소화하며 실전 감각을 키우고 성장을 도모하려고 한다.
허문회 감독은 이들을 확장엔트리 시기와 겹치는 2연전에서 주전들의 체력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예비 전력으로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확장 엔트리를 앞두고 “5명의 선수를 모두 활용하기 보다는 잘 하는 선수를 먼저 활용하려고 한다”고 말했고, 실제로 5명을 꽉 채우지 않았다.
허문회 감독은 확장 엔트리를 모두 활용하지 않은 것에 대해 대해 “상황에 따라서 활용하려고 한다. 체력 소모가 되는 시기 때 활용을 더 하려고 한다. 2군에서 4할을 치고 홈런을 잘 친다고 해서 1군에서 잘 친다는 보장이 없다”고 말하면서 “대타는 잘 쳐봐야 2할 타율이다. 대타나 대주자로 쓰려고 벤치에 앉아있는 것보다 경기를 하면서 기량을 올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 주전을 하다가 대타로 나가라고 하면 힘들다. 10번 나갔을 때 2번 정도 잘 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허문회 감독은 팀의 미래 전력 가치를 현재 벤치 자원으로서의 활용도보다 더 높게 평가하고 있다. 확장엔트리를 모두 사용하지 않는 것도 연장선이다.
그러나 롯데는 확장 엔트리 첫 날인 18일 사직 두산전, 2-9로 완패를 당했다. 완패와 함께 주전급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부침을 겪는 모습도 엿볼 수 있었다. 롯데의 연패 이후 회복력은 나쁘지 않았다. 팀이 안정적으로 흘러왔다는 의미다. 하지만 과거와 현재는 다르다.
확장 엔트리 시행 첫 날부터 고민을 더욱 심도있게 해야 하는 시기가 온 듯 하다. 과연 롯데는 향후 확장엔트리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