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센터수비' 최원준, 새겨야 할 윌리엄스의 6인치론 [오!쎈 광주]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0.08.20 13: 02

  KIA타이거즈 최원준(23)이 수비에서 뼈아픈 교훈을 얻었다. 
최원준은 지난 1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트윈스와의 경기에서 실책으로 기록되지 않는 실수를 거푸 범했다. 3회말 선두타자 홍창기와 이형종의 좌중간 타구를 다이빙캐치로 잡으려다 모두 3루타를 만들어주었다. 단타 혹은 2루타로 처리해야 되는 타구를 무리하게 욕심을 부린 것이다. 
두 개의 실수는 모두 실점으로 연결되었고, 패배의 이유가 됐다. 아울러 4회1사2루에서는 우중간 펜스 앞에 떨어지는 타구를 평범하게 잡으려는 제스쳐를 취했다. 타구의 궤적을 놓쳤는지, 아니면 상대 주자를 속이기 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빨리 달려가 타구를 처리하지 않은 것이다. 윌리엄스 감독은 크게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최원준의 수비가 도마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개막전 중견수로 나섰다. '수비의 귀재' 김호령이 재활을 마치고 복귀할 때까지 한 달동안 중견수를 봤다. 그러나 수비가 흔들렸다. 특히 정면 타구에 대해 잦은 판단실수를 했다. 김호령이 가세하자 바로 중견수 자리를 놓고 벤치로 들어갔다.
윌리엄스 감독도 최원준의 중견수 수비력은 미덥지 못하게 생각했다. 중견수는 팀내에서 가장 다리가 빠르고 센스 있는 선수들이 맡는다. 수비 범위가 넓고 정면타구와 좌중, 우중 타구가 많아 판단이 정확해야한다. 최원준은 올해부터 중견수로 변신해 어느 정도 실수는 예상했었다. 본인도 어려움을 토로하긴 했다. 
곧잘 잘하던 김호령의 타격 부진이 심각해졌다. 때마침 이창진이 부상을 치료하고 복귀했다. 날카로운 타격과 김호령급은 아니지만 견고한 수비력을 보여 중견수 자리를 맡았다. 그러나 허벅지 부상으로 이탈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이제는 김호령이 아닌 최원준을 택했다. 왜그랬을까? 
최원준의 준비하는 자세를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타격능력이 있고, 빠른 발과 강한 어깨도 갖췄다. 벤치워머 생활이 길어졌는데도 고민하고 자신을 바꿔보려는 노력을 보였다. 더욱이 이창진 대신 리드오프의 출루율이 필요했다. 최원준에게 공격력을 우선 기대했다. 실제로 리드오프로 나서 3경기 연속 3안타를 때리며 공격력에 큰 기여를 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최원준의 3안타를 칭찬하면서 '6인치' 이야기를 했었다. "타자에게는 타격이 일어나는 6인치(15.24cm)가 가장 중요하다. 방망이에 맞기 전 어떤 공을 치느냐를 결정하는 순간이다. 수비수도 볼을 잡기전의 6인치가 중요하다. 글러브의 위치와 몸의 위치를 적절하게 포지셔닝을 해야 한다. (안정되게) 볼을 잡아 송구로 연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타격과 수비에서 어떤 상황이든 거기에 맞게 만반의 준비를 잘하라는 말이다. 최원준은 타격은 잘 준비했지만, 수비에서 결정적인 판단 실수를 범해 경기의 흐름이 뒤바꿔 버렸다. 화려한 수비를 하려는 욕심이 화를 불렀다. 외야수는 안정된 수비가 중요하다. 뒤로 빠지면 그대로 장타와 실점으로 이어진다. 최원준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꼭 새겨야 할 금과옥조이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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