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외국인 투수 타일러 윌슨은 KBO리그에서 3년째 뛰고 있다. 잘 생긴 얼굴에 뛰어난 야구 실력으로 LG 선발진을 이끄는 윌슨은 인성까지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모범이 되는 선수다.
윌슨은 23일 잠실구장 협력 업체 직원들에게 자비로 햄버거(80세트)를 돌렸다. 선수단 뿐만 아니라 야구장 경호, 경비, 청소, 그라운드 관리 등 직원들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햄버거를 쏜 것이다. 금액을 떠나 궂은 일을 하는 이들에게 순수한 마음으로 무언가를 선물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것도 이국 땅에서.
윌슨은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고생한 분들에게 평소 사곤 했는데, (알려져) 조금 민망하다. 많은 분들이 잠실야구장에서 수고해 주시는 부분에 감사 표현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최근 오심 논란으로 심판을 향한 시선이 곱지 못하다. 윌슨은 지난 21일 고척 키움전에서 8회 2사 후 교체될 때, 마운드를 내려오며 주심을 향해 모자를 벗고 인사했다. 이날만 특별하게 심판에게 인사를 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1회 경기를 시작할 때, 경기 중간 이닝 때마다 그리고 마지막 피칭을 마쳤을 때 모자를 벗어 존경심을 보여주는 인사를 한다. KBO리그 심판들이 얼마나 힘든 일을 하고 매 경기 열심히 애쓰는 것을 알고 있다. 이에 대한 존경의 제스추어다"라고 설명했다.
올 시즌 도중 주자가 없을 때 윌슨의 투구 모션을 놓고, 심판진은 '보크'가 될 수 있다고 투구폼 교정을 지시했다. 3년째 같은 투구폼으로 던지다가 올해 투구폼을 지적 받은 윌슨은 불만을 표출하지 않고 심판진의 설명에 따라 순응했다.

윌슨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말을 잘하고 예쁘게 한다. 윌슨은 올 시즌 공교롭게 키움 투수 이승호와 4차례나 선발 맞대결을 가졌다. 지난 21일 4번째 맞대결에서 처음으로 승리한 윌슨은 이승호를 향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그는 "이승호는 좋은 체인지업을 지녔고, 구종을 잘 섞어 던진다. 지난 시즌 LG 상대로 완투한 기억도 난다. 투수로서 좋은 역량을 지녔고, 젊고 미래가 창창해 앞으로가 기대되는 선수"라고 진심어린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후반기 치열한 순위 다툼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윌슨은 3가지 목표를 언급했다. 그는 "매 경기 100% 최선을 다하는 것, 매일매일 더 나아지는 것, 좋은 팀 동료가 되는 것"을 꼽았다. 이어 "하나만 꼽으라고 하면 좋은 팀 동료가 되는 것이다. 좋은 동료가 되어 팀원들과 원만하게 지내면서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면 팀이 더 높이 올라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LG 선수들에게 윌슨은 뛰어난 실력을 지닌 최고의 동료다. 그리고 타팀 팬들도 칭찬하는 훌륭한 인성을 가진 선수다. /orange@osen.co.kr